[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박스권 탈출을 시도하면서 중요한 두 수급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의 공방이 되풀이되고 있다.
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파는 모습은 이전과 같아 보이지만 최근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세지는 반면 기관의 펀드 환매 압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또 환매에 나서는 코스피 레벨 자체가 점차 올라가는 모습이다.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강해지는 외국인=22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주간 단위로 10주 연속 국내 증시를 순매수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서도 한국에 대한 순매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 후 아시아 신흥국 증시 가운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곳은 인도(113억달러)와 대만(112억달러)이다. 한국은 그 절반에 못 미치는 50억달러 수준이다. 이 차이는 고스란히 주가지수 상승률로 나타났다. 연초 후 코스피는 0.86% 상승에 그쳤지만 인도와 대만은 각각 20.99%, 10.15% 상승했다.
이 같은 외국인 자금 흐름에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5주 연속 순매수 금액을 줄이고 있다. 반면 한국 증시는 점차 더 많이 사들이는 모습이다. 지난주 대만 증시가 1% 빠진 것과 달리 코스피는 연중 최고점을 찍으며 1.54% 상승한 것은 바로 외국인 매수 강도의 차이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추세성’을 가진 비차익거래 매수세 유입이 계속된다는 점은 한국 증시로 향하는 외국인의 발걸음이 쉽게 끊기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키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말 비차익거래는 전체적으론 소폭 매도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외국인의 비차익매수 여력은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 강세가 한풀 꺾이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될 수 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업 이익이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환차익을 겨냥한 인덱스 매수로 볼 수 있는데, 원/달러 환율이 1000~105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경우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약해지는 펀드 환매와 높아지는 눈높이=관건은 박스권 탈출을 번번이 좌절시킨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압력이다. 이달들어 기관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특히 펀드 자금의 유출로 해석할 수 있는 투신권을 통한 순매도가 거세다. 코스피가 일정 레벨에 닿으면 어김없이 발을 빼는 것이다.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환매에 나서는 코스피 레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만 해도 코스피가 1950포인트에 닿으면 펀드 환매가 일어났지만 지금은 2010포인트대까지 순차적으로 환매 시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 잔액이 이미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저점이던 2011년 1월 수준인 61조원까지 떨어져 단기적인 성격의 펀드 자금은 이미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 상황에서 펀드 투자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것은 펀드 환매가 박스권 돌파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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