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을 곁들인 시사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캡처)
예능을 곁들인 시사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캡처)
정치를 좀 더 가깝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의 노력이 엿보인다. (사진=JTBC 썰전 방송, 채널A 외부자들 홈페이지 캡처)
정치를 좀 더 가깝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의 노력이 엿보인다. (사진=JTBC 썰전 방송, 채널A 외부자들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강소영 기자] 최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인기다. 개그우먼 강유미가 던지는 촌철살인 질문은 프로그램을 동시간대 1위에 올려놓으며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개그우먼의 등장으로 시사교양프로그램은 한발 더 나아가 ‘예능’으로 둔갑하며 해학적 웃음을 주고 있다. 풍자적 재미를 가미한 건 비단 지상파 프로그램뿐만이 아니다. 종합편성프로그램(이하 종편)은 다양한 색깔로 시청률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상파가 개그우먼의 입을 빌렸다면, 종편은 정치 현장에 몸담았던 이들의 목소리를 차용했다. 굳이 개그를 뽐내지 않아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던 비결은 시국과 맞아떨어진 사이다 같은 발언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 교양에서 예능으로종편에서 다룬 시사프로그램은 인기를 끌며 ‘정치 예능’이라는 신조어를 불러왔다. 그 중 JTBC ‘썰전’은 정치 예능의 효시라 부를만하다. 프로그램은 보수논객과 진보논객인 두 사람이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불꽃 튀기는 설(舌)전을 벌이는 방식을 차용했다. 2016년부터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대통령 탄핵’ 등 시국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정치의 세계로 입문하게 만들었다. ‘썰전’은 그 인기를 증명하듯 최고 시청률 9.2%를 육박하며 종편 출범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한국갤럽이 조사한 ‘가장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에서 1위까지 오르는 등 영향력을 과시했다.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꼈던 부분은 바로 패널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 준다는 시원함 때문일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발주자인 MBN ‘외부자들’은 ‘썰전’과 비슷한 토론 형식이라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전여옥 전 의원의 합류는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 전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폭로하며 ‘판도라의 상자’ 역할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데 성공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경우, 개그우먼 강유미가 논란의 중점에 놓인 이들에게 던지는 촌철살인 멘트로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안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다스는 누구 겁니까”, 권성동 의원에 “강원랜드에 몇 명 꽂으셨나요” 댓글 조작 논란 당시 경찰에 “언제까지 댓글 달거니”라는 멘트로 기자로 전향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이는 시청률 동시간대 1위라는 기염을 토하게 만들었다.

■ 희화화 우려 VS 순기능 커그러나 모든 현상에는 명암(明暗)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예능이라는 양념을 친 시사프로그램의 난립이 오히려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TV조선 ‘강적들’은 ‘진보한 시사는 박수 받지만 진부한 시사는 외면 받는다’는 모토로 탄생했다. 그러나 거창한 기획의도와는 반대로 2~3%대의 시청률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썰전’과 비슷한 구성, 출연진의 재탕으로 아류작이라는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각자의 패러다임에 갇힌 패널들의 거친 언행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 일각에서는 정치가 예능에 가까워질수록 조심스레 조명해야 할 현안도 지나치게 희화화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정치인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창구로 프로그램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보이는 이미지에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그럼에도 정치와 예능이 결합된 ‘순기능’은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과거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100분토론’ 등은 2000년대 초중반을 책임진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들은 재미 요소보다는 팩트를 전달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시사프로그램은 딱딱하다’는 장벽을 걷어내지 못했다. 사안에 대해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은 컸지만 정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무당층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그렇기에 정치에 대한 담장을 낮췄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시사 예능’ 혹은 ‘정치 예능’의 순기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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