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6ㆍ13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신분을 통계청 기준으로 들여다 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후보 등록을 마친 3명 중 1명은 뚜렷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가 광역·기초단체장 등 ‘선출직’이라는 직업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선거과정도 하나의 구직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25일 6ㆍ13 지방선거 후보등록에서 총 9317명이 등록을 마쳤다. 사상 처음으로 지방선거와 한 날에 치러지는 12곳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자 46명을 합하면 9363명에 달한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 조사 기준에 따르면 이 후보자들의 상당수는 ‘실업자’로 분류된다. 실업자는 15세 이상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않고 최근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이를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현재 뚜렷한 직업이 없는 후보자들은 지난 25일 후보자 등록을 하면서 구직활동을 시작한 셈이 된다. 기업에 입사할 때 원서를 넣는 행위를 구직활동 시작으로 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등록 후보자 중에서 직업란에 ‘무직’이라고 써낸 이들은 총 223명에 달한다. 이들은 후보자 등록 이후 실업자에 편입됐다. 직업에 ‘주부’라고 써낸 후보는 59명이었다. 통상 주부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데, 후보자에 등록했기 때문에 역시 실업자가 됐다.
눈에 띄는 직업은 후보자 중 28.5%에 달하는 정당인(정치인)이다. 모두 2661명이 자신의 직업을 정당인으로 써냈다. 직업으로서 정치인은 정당에서 당직을 맡으며 보수를 받고 일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선거라는 특성상 후보자는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직 선출직이거나 현재 보수가 있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직업란에 정당인이라고 써내지 않는다.
따라서 정당인에는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전 직업을 그만둔 전직 취업자 또는 취업이나 실업도 아닌 상태에서 선거를 준비한 이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후보자 등록 전까지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이른바 ‘잠재구직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후보자 등록을 하면서 구직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실업자로 분류된다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정당인)는 지난 3월 MBC를 퇴사한 후에는 취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됐지만 후보자 등록을 하면서실업자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이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는데, 이때 그만둔 공무원도 마찬가지로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선거가 시작되면서 실업자가 됐다.
나머지 6693명은 현직 선출직이나 의사, 변호사, 회사원 등 수입이 있는 직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취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지난 25일 등록을 끝낸 시점에서 6·13 지방선거 후보자의 실업률(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율)은 무려 30.5%에 달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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