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우크라이나에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17)를 두고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MH17기에 간접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방영된 CNN 방송 시사 프로그램 ‘GP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을 지원하고 신형 무기들을 공급해왔다”면서 “러시아 특수부대와 정보요원들을 (우크라이나에)투입했다는 정황을 고려해보면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유라시아연합(EAU)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시했다.
그는 “그(푸틴)는 EAU를 통해 유럽과 경쟁한다는 전략적 계획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며 “에너지뿐 아니라 선거(우크라이나 총선) 개입, 우크라이나 등 일부 국가들의 유럽연합(EU) 가입 저지 등을 통해 유럽을 위협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H17기 격추 이후 취해진 서방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안에 대해서도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면서 “유럽이 주저하고 있지만, 미국은 지금처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이 연합전선을 펼치지 못한다면 푸틴은 최대한 (제재안을)빠져나갈 수 있다”면서 “그들(유럽)도 우리가 함께 푸틴에 맞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평가도 이어졌다. 그는 국무장관 시절 푸틴 대통령과 국제회의에서 여러 차례 마주친 바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러시아의 비전과 (역내)불안정 이슈를 다루기에 푸틴은 매우 오만한(arrogant) 인물”이라며 “(대러 제재가 약하면)역공을 펼칠 만큼 충분히 똑똑하고 조심스러운 인물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날 방송에선 푸틴 대통령과 관련된 일화가 소개되기도 해 이목을 끌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2년 로스카보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은 우리 대통령(버락 오바마)과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40분 간 기다리게 한 뒤에야 나타났다”면서 “지각에 대해 절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그는 물론 러시아에서 (시리아 문제 관련) 정상회담을 열어 주최국 역할을 하길 희망했다”면서 “그러나 그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기에 푸틴의 뜻을 따르지 말라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도 푸틴 대통령을 “속 좁고 독재적”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여성과는 논쟁하지 않는 편이 좋다”면서 “힐러리는 약한 여성”이라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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