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부족 현대인 늘면서 관련산업 성장세 - 닥터자르트 ‘숙면연구소’ 오픈 - CGV 수면관,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인석(37ㆍ남)씨는 요즘 불면에 시달린다. 업무 스트레스에 날씨까지 더워지면서 잠 못 이루는 날이 늘었다. 잠을 설치다보니 입맛도 없어 점심시간에 밀린 잠을 청하기로 했다. 인근 사우나는 혹시라도 상사를 만날까 조심스럽고, 카페는 소란스러운데다 좌석도 그리 편하지 않을 것 같았다. 검색 끝에 김씨는 점심시간에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인근 극장을 찾았다. 만족도가 컸던 그는 이후에도 과음이나 야근 등으로 잠이 부족한 때 종종 이곳을 찾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바쁜 일상에 쫓겨 수면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이 늘면서 수면 관련 산업도 꾸준히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지출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최근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약 45조원 규모의 수면산업 시장을 형성된 미국에선 이미 다양한 관련 사업이 성업 중이다. 지난 3월 뉴욕에서는 낮잠카페인 ‘냅 욕(Nap York)’이 문을 열었다. 일본의 캡슐 호텔을 고급화 한 1인용 수면 공간으로 30분에 12달러 수준이다. 직장인부터 브로드웨이 관계자까지 다양한 이용자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수면 관련 시설이 점차 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에 3층 규모의 ‘숙면 연구소’를 오픈했다. 스트레스, 열대야 등으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을 겨냥해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전시와 체험을 제공한다.

1층은 수면에 대한 다방면의 자료를 전시했다. 2.5층 테라스에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식물들로 조성된 가든 공간을 마련해 방문객에게 ‘힐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3층 ASMR 룸에서는 숙면을 돕는 ASMR 사운드 앱을 통해 방문객이 개별적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20분 가량 ASMR 세션을 체험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멀티플렉스 CGV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잘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ㆍ낮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때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고객들의 지속적 요청으로 지난해 3월 재개됐다.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영화티켓 가격으로 리클라이너 좌석이 비치된 프리미엄관(7관)에서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보다 편안한 휴식을 위해 음료와 담요, 슬리퍼 등도 제공한다.

수면과 휴식을 위한 카페도 늘고 있다. 신한트렌드연구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수면.힐링카페 분기별 카드 결제액을 살펴보면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결제액 평균 성장률은 1년 만에 135%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수면산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현대인들 사이에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대한 지출 규모도 커지면서 수면 관련 산업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