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던 증권사들이 하반기 실적 걱정을 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미국발 금리인상과 무역전쟁에 국내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면서 벌써부터 업황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식시장의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일일 거래대금이 폭락장을 거치며 눈에 띄게 줄어들어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810선으로 떨어진 지난 달 29일 하루 거래대금은 3조4938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연초 코스닥 시장이 활황일 때 일일 거래대금은 12조원(1월 12일)을 넘어서며 코스피 시장을 압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말부터 증시가 급락하면서 불과 반년 만에 거래대금도 뚝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800선 밑으로 떨어진 이달 2일과 3일에도 거래대금은 여전히 3조원대에서 못 벗어났다.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 역시 감소세가 완연하다.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었던 지난 5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9조원을 넘기며 절정으로 치달았지만 지난 달 7조원대로 떨어졌고 최근 폭락장에서 5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상반기 주식시장을 지탱했던 남북 경협 이슈와 코스닥 열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국내 증시는 하반기 초입부터 비틀거리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들이 주식 중개로 얻는 수수료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상반기까지 거래대금 폭증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은 하반기 업황 둔화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지수 조정 시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최근 최대 규모를 경신한 신용융자의 감소가 동반돼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증권사의 수익원도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최근 주가에서도 드러난다. 전날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비롯해 현대차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이 나란히 신저가를 찍었다.

특히 키움증권처럼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감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내 금리인상 압박도 증권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혁준 본부장은 “한미 금리역전으로 국내 시중금리 상승이 재개될 수 있다”며 “시중금리 상승은 채권보유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까지 달성한 이익 규모가 매우 커서 하반기 증권업황이 악화돼도 연간 수익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