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 확산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국제의료진이 속속 철수하면서 민심마저 뒤숭숭해지고 있다.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활동하던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와 간호사인 낸시 라이트볼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미국으로 이송됐다. 서아프리카 전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던 미국 평화봉사단도 단원 전원을 철수시켜 지역 주민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두 미국 의료진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귀국하게 되면서 지역사회의 불신 때문에 라이베리아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브랜틀리 박사와 라이트볼이 근무했던 몬로비아의 엘와(ELWA) 병원은 환자들로 넘쳐나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사람이 귀국하면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부 의료진이 떠났고, 일손이 부족해져 최근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을 강제로 되돌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미 평화봉사단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3개국에 파견한 단원을 전원 철수시켰다.

라이베리아엔 108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었으며 기니에는 102명이, 시에라리온엔 130명이 현지 주민들의 농업, 교육, 보건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평화봉사단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들과 현지 상황을 검토하고 재 파견 시기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극에 달한 주민들의 공포는 죽어가는 사람마저 모른체하게 만들었다. 몬로비아 교외 클라라타운에선 에볼라 감염 증세로 사망한 남성 2명의 시신이 4일 동안 방치돼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신 처리와 환자 치료 과정도 허술해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에볼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라이베리아 정부는 지난달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학교와 시장 등에 무기한 폐쇄 명령을 내렸다. 공공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소독을 실시하고 일부 비필수 공무원들도 한달 동안 휴가를 보냈다.

그럼에도 에볼라 바이러스는 급격히 확산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서아프리카 전체 에볼라 사망자 수는 887명에 이르렀다. 톨베르트 니옌스와 라이베리아 보건부 차관보는 “정부 통제 수준을 넘어선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긴급 구호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은행(WB)는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등에 2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도 6000만달러의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