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의 ‘갑질’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 등의 갑질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벌가의 ‘갑질’ 횡포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들끓고 있다. 윤 회장은 사내 회의 중에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미친 XX네”, “개XX”, “(자신의 집무실이 위치한 6층에서) 뛰어내려라”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윤 회장의 인격모독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직원이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검사 출신으로 가업을 물려받았다. 재벌 2세인 윤 회장은 이같은 갑질 횡포가 뒷받침하는 녹취록이 공개되자 27일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이 회장직에서 내려왔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그동안 업무 회의와 보고 과정 등에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임직원들을 생각하면 자숙의 시간은 갖겠다는 윤 회장의 물러섬만으로 개운치 않다.
문제는 재벌가의 갑질 횡포가 잊을 만하면 도지고 있다는 데 있다. 또다른 사례를 드는 것조차 입이 아프고 손이 저리다. 수준 이하의 재벌가의 갑질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재벌 자녀들의 안하무인 횡포는 잊힐 새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 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갑질 횡포에서 드러났듯이 폭언과 욕설, 강요에 시달린 사람들은 힘없는 우리의 아버지요, 어머니이자 남편이고 아내, 아들과 딸이다. 그들은 물컵을 맞고 욕을 들어도 냉가슴을 쓸어내리며 가정 혹은 일자리를 지키려 했던 힘 없는 가족이었다.
우리나라가 한창 ‘성장주도’ 경제를 구가할 때 오로지 이윤을 극대화하는 의사결정과 빠른 사업추진이 재벌가의 몸에 밴 탓일까? 어렸을 때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이런 교육만 받았기에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감각보다는 약한 사람들을 멸시하는 행태가 몸에 배 갑질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갑질은 장기적으로 갑에게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부도덕한 리더를 가진 회사의 비전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갑질은 분명 기업 운영의 적폐다. 4차산업혁명의 도전, 소비자 중심의 경영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서 직원들에게 갑질하는 경영진들이 고객들에게 친절할 리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어쩜 재벌가, 그들은 자신들을 ‘상류사회’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진정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을 모르는지 묻고 싶다. 아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주문하는 것도 입이 아프다. 록펠러 가문의 후손과 월트 디즈니의 손녀는 스스로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해서 뉴스가 된 적이 있다. 사회를 돌아보는 품위와 나눔의 정신은 커녕 제 성질 하나 못 다스려 툭하면 국민 울화를 치밀게 하는 재벌가를 더이상 한국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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