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신흥국 위기론 급락 전문가들 “반등 기대감 낮춰야”

반등의 기대감을 잔뜩 키우던 코스피가 미ㆍ중 무역분쟁 및 신흥국 위기론에 흔들리며 또다시 23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증권가는 그간 코스피에 대해 ‘값이 너무 싸다’며 반등을 점쳤지만, 최근에는 “허들(hurdle)이 견고해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낮추라는 조언을 하는 등 분위기도 반전된 모습이다. 특히 미ㆍ중 무역분쟁이 실질적으로 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4분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1% 넘는 하락세를 기록하며 2291.77에 장을 마쳤다. 2300선에 재진입한 지 이레만에 다시 주저앉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 규모 대중 관세부과안을 6일(현지시간) 관련 공청회가 종료되자마자 바로 적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8월 차이신(財新) 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상해종합지수(1.7%)와 함께 홍콩항셍지수(2.6%), 홍콩H지수(2.3%)가 동반 급락했고, 한국 증시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제부터 무역분쟁의 여파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것을 조언하고 있다. 그간 미ㆍ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증시에 미쳤던 부정적 영향이 심리적 요인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미국 기업의 기업이익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투자 및 고용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중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과 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 기업이익에 미칠 영향력은 증폭될 것”이라며 “이는 아직 기초체력(펀더멘털)은 괜찮다라는 투자심리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强) 달러 국면이 약화되는 최근 흐름이 코스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효과를 상쇄할 만큼 신흥국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환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는 연초 이후 각각 43.0%, 50.8% 급락했다. 신흥국 내 재정 취약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 남아공, 인도, 인도네시아로 금융불안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달러 약세 선호 발언, 중국 정부의 위안화 안정 유도 가능성 등으로 달러 강세 우려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취약 신흥국의 문제가 전적으로 환율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실한 외화 유동성과 높은 물가, 방만한 재정 등 내부적인 위험요인이 근본적인 불안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2300선을 넘어선 코스피가 ‘계륵(鷄肋)’이 돼가고 있다”며 “코스피의 반등을 ‘지키는 투자’로 전환하는 데 활용하고, 안전지대로의 이동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