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ETF 거래량, 출시 이후 절반으로 급감 -‘큰 손’ 연기금 관심 부족…지수마케팅 부족 문제도 지적 -거래소 “향후 1~3년 누적성과 지켜봐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자본시장 혁신 및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지수 ‘KRX300’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KRX300을 주요 연기금 투자자의 벤치마크(BM)로 안착시키겠다는 것이 당국의 계획이었으나, 연기금 가운데 KRX300을 BM으로 활용한 것은 우정사업본부가 유일하고 그 금액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큰 손’ 국민연금의 자금유입이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 벤치마크 변경 결정권을 갖고 있는 기금운용위원회와는 단 한 번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KRX300이 코스닥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생색내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총 7개 KRX300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의 지난 한 달 일평균거래량(합산 기준)은 152만8908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한 종목의 일평균 거래량(약 567만주)의 4분의1 수준이다. 지난 9월, KRX300 추종 ETF 7종목의 합산 일평균거래량이 40만주 이하로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거래가 회복됐지만, KRX300 ETF가 처음 상장된 지난 3월과 4월의 일평균거래량이 300만주를 훌쩍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관심이 크게 저조해진 것이다.

KRX300은 금융당국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지난 2월부터 발표되고 있는 지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우량종목 305개로 구성됐다. 연기금 등 대규모 자금 운용에 적합한 코스닥시장 대상 벤치마크가 부족한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식시장 통합지수라는 점에서 출시 당시 기대감을 모았다.

시장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KRX300을 출시하고도 본래 목적인 ‘큰 손’의 자금유입을 위한 활동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6개 자산운용사로 하여금 동시에 KRX300 ETF를 내놓도록 유도하긴 했으나, 실제 이들 상품에 투자할 주요 연기금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활동에는 미진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거래소가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등 4개 연기금을 직접 찾아 지수 설명회를 열었던 것은 지수를 발표한 지 반년 이상 지난 9월이었고, 그나마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지난 2분기부터 KRX300을 일부 패시브(passive) 투자자산의 BM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도 개편이든 상장 문턱 낮추기든, 코스닥 활성화의 가장 핵심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오는 것인데, 정작 이 부분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KRX300 홍보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124조원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참여가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 거래소는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을 대상으로만 설명회를 진행했을 뿐 벤치마크 변경 권한을 갖고 있는 기금운용위원회를 대상으로는 한 번도 직접적인 접촉에 나서지 않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의 한 위원은 “KRX300라는 신규 자본시장 통합지수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접하고 있지만, 그 지수의 장점이나 벤치마크로 활용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번도 당국이나 거래소 측으로부터의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KRX300이 주요 연기금의 BM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의 누적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다수 연기금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만큼,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수를 BM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시장 국면별, 기간별로 누적되는 성과를 분석해 지수 마케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