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시대의 축포를 쏘아올렸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통신 3사는 지난 1일 0시를 기점으로 서울과 6대 광역시 등에서 각각 5G 주파수를 송출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5G 서비스를 체감하려면 5G 전용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내년 3월이 돼야겠지만 어찌됐던 새로운 세상이 열린건 사실이다.
빠른 전송속도(초고속), 초 다수(多數)의 장치 연결(초연결), 낮은 전송지연(초저지연)으로 대변되는 5G시대는 많은 예상보다 더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사실상 제한이 없어진 전파망위에서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이 교신하면서 엄청난 정보가 축적되고 학습된다. 전송지연의 위험이 사라진 데이터망 덕분에 로봇을 통해 원격으로 환자의 심장을 수술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차들이 본격적으로 거리에 등장하는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질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기술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용량, 고화질 데이터를 전송과 구현은 신문과 책 대신 홀로그램과 영상 중심의 세상을 가져올 것이다.
물리적인 ‘공간’개념인 대학교와 함께 학벌이 사라지고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화된 정치시스템으로의 재설계를 가능케 할 것이다.
이미 세계 곳곳에선 새시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스웨덴 국민의 상당수는 엄지와 검지사이의 살에 마이크로 칩을 이식해 놓고 산다고 한다.
신원증명-예약-결재는 물론 길찾기도 이 칩 하나로 해결한다. 단순히 이동통신의 속도만 빨라지는 게 아니라. 생활과 산업의 판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이와 비교하면 5G시대를 맞는 대한민국의 속도는 3G수준이다.
유감스럽게도 전파는 발사됐지만 그 다음의 ‘그림’, ‘청사진’이 없다.
5G 시대 대표주자로 회자되는 자율주행차 원격진료, 드론 분야는 여전히 풀어야 할 규제가 산적하다.
“5G 세상은 열렸는데 뭘로 돈을 벌어야 할 지 고민”이라는 통신사들의 푸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세계 최초로 5G 전파를 송출한 날, 외신의 반응은 싸늘했다.
바뀐 세상에서 뭘 할 것이냐의 문제는 결국 어떻게 먹고 살 것이냐의 문제다. 고도의 인공지능과 시스템이 기반이 되는 사회에서 대다수의 직업은 의미를 빠르게 상실한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전혀 생산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도입 시기에 일어났던 블루칼라 계층의 도태가, 5G시대에는 화이트 칼라 계층의 도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소득(Basic Income)’의 개념이 등장하는 것은 이런 전망에 기반한다. .
미국과 일본에서는 그날의 날씨와 그 사람의 바이오 정보에 맞춰 샴푸를 맞춤형 제조해주는 샵들이 생기고 있다.
3D프린터로 더 정밀한 라테아트를 만들어내거나 기온과 습도, 그 사람의 혈당치등에 맞춰 생크림의 배합비율을 조절해주는 케익집도 등장했다. 이런 사실들은 미디어와 국가기관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전달된다.
그에 비하면 “오늘의 피로를 치맥과 짜릿한 K팝으로 날려버리자”며 시청율에 급급한 미디어나 5G세상을 영화 다운 속도 홍보에 매달리는 기업들의 모습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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