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에 물음표 달던 베트남 언론, 8강행에 다시 폭풍 칭찬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극적인 승리로 자신을 향한 부정적 평가의 싹을 잘라버렸다.

베트남 대표팀은 20일 열린 16강 경기에서 요르단을 누르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먼저 골을 내줬지만 후반 6분 응유옌 꽁푸엉이 집중력을 발휘해 동점골을 성공했다. 이후 끈질긴 승부를 이어간 베트남은 승부차기(4-2) 끝에 8강행을 거머쥐었다.

이번 승리는 베트남 축구 역사는 물론 박 감독에게도 중요한 선물이다. 베트남은 한 달 전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시안게임에선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국가적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동시에 베트남 축구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게다가 베트남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과 함께 ‘죽음의 조’라 불리는 D조에 속해 부담이 컸다. 동남아 정상 수준으로 팀을 올려놨지만 압도적인 체격을 뽐내는 중동을 상대하기엔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었다. 이라크에 2-3으로 분패하고 이란에 0-2로 지자 베트남 내에선 박 감독의 지나친 수비전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멘을 2-0으로 꺾으며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면서 비판 여론은 주춤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요르단까지 꺾고 8강에 진출하면서 박 감독은 스스로를 또 다시 증명해냈다. 바레인전에서 베트남은 수비 때 5-4-1로 철벽을 세우는 전술을 썼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지치게 하고 공격시 빠르게 상대 측면과 뒷공간을 허물었다. 재미없는 수비축구가 아닌 승리를 위한 실리축구였다.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바레인전까지 박항서식 실리축구가 성과를 내면서 베트남 언론들도 의문의 목소리를 거뒀다. ‘베트남 뉴스’는 베트남의 8강행을 전하며 “베트남이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넷’ 역시 “점유율은 물론 슈팅, 유효슈팅 그리고 심지어 코너킥도 베트남이 많았다”면서 “최고의 경기를 펼쳐보였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선 박 감독에 대한 ‘사랑고백’이 다시 줄을 잇고 있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을 동시에 맡은 뒤 AFC U-23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스즈키컵 우승 등 대회마다 역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