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경북 포항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일한 불법 체류 여성이 에이즈에 걸려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포항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이 여성이 포항에 오기 직전 울산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부터 한국에 머물렀던 것도 새롭게 밝혀졌다. 보건당국과 수사당국은 마사지 업체가 불법성매매 여부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장부확보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당국에 따르면 현재 포항 남부경찰서와 포항 남부보건소 등은 40대 외국인 여성 A 씨가 숨지기 직전 일했던 마사지 업소를 특정하고 이 여성이 포항에 오기 직전 울산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여성이 포항에 오기 직전 부산 등에서 있었다는 얘기들이 있었지만, 현재 당국이 확인한 것은 울산 뿐”이라며 “이 여성이 일했던 마사지 업소 주인이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울산에 있는 A 씨가 찾아왔다는 진술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여성이 울산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여성은 2017년 관광비자를 통해 한국에 들어왔지만 이후 비자를 갱신하지 않고 불법체류자로 지내다 숨졌다.
동남아에서 온 A씨는 몸이 아파 지난달 26일 경기도의 한 성매매 여성 상담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연락을 받은 상담소는 이 여성을 포항지역 여성 보호기관에 부탁해 병원에 가도록 했다. 병세가 악화된 A 씨는 다시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3일 숨졌다.
문제는 숨진 A씨가 포항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서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 이 여성은 혈액검사에서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양성 반응이 나왔고, 지난 1일 병원 측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와 지역 보건소, 포항남부경찰서 등은 이 여성과 접촉한 사람을 찾고 있지만 이 여성이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여성이 일했던 마사지 업소는 불법성매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업소가 성매매 업소일 경우 ‘장부 확보’ 등 강제수사를 통한 역학 조사가 가능하다. 당국 관계자는 “이 지역 마사지업소에서 일어나는 불법 성매매의 경우,업주는 관여하지 않고 마사지사와 고객이 1대1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신고나 혐의점이 없어 강제수사는 힘들다”고 했다.
이 여성이 2017년 부터 2년가까이 한국에 머문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다. 관광비자로 들어온 불법체류자라 행적이 파악이 안돼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탐문’조사 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포항 외의 지역에 대한 역학 조사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