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체육에 갇힌 학생들 학업에 대한 두려움 없게 친구와 어울릴 기회 줘야” “우리나라는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이 분리돼 있잖아요.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를 경험하고, 팬이 되고 즐기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법무법인 린의 김가람(35·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는 드물게 학업과 학원체육을 병행한 끝에 법조인이 됐다. 유명 축구 지도자인 아버지 김희태 감독의 어깨너머로 자연스럽게 공을 접했고,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세상에는 재능이 넘치는 이들이 많았다. 등록 선수로는 대학 4학년까지 뛰었지만,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확신은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대회를 나갔는데, 실력의 한계를 느꼈어요.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했죠. 중학교 때는 훈련 끝나고 학원을 갔어요. 축구는 했지만 선수로 끝을 보겠다, 이런 건 아니었어요.”
그는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제자들을 양성하는 걸 보며 ‘모든 선수가 프로로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을 봤다.
축구와 학업을 병행하며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진학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기로 하고 심리학을 복수전공으로 택했다. 자신처럼 선수로 성공하지 못한 친구들과 부모에게 위안을 주는 상담가가 되고 싶었다. 변호사가 되기로 한 건 어느 정신과 의사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 “예전에 서울대 축구부가 경기를 못했던 건 개인의 실력 차도 있지만, 훈련 기회 자체가 동등하지 않아서도 있었어요. 잘하는 사람과 경기를 뛰어야 배우고 실력이 느는데, 서울대와는 연습을 잘 하지 않거든요. 우리는 항상 마지막 경기를 잘했어요. 첫 번째, 두 번째 경기를 통해 배운 게 그 때 효과가 난 거죠.”
그는 서울대 축구부가 몸으로 깨우쳤듯, ‘엘리트 체육’의 테두리 안에 있는 아이들 역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해줘야 학업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사람들이 체육에 대한 인식이 점점 변하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최근 논란이 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축구장 선거운동 사건 징계에 참여했다. “욕을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반응도 많았어요. 이제는 사람들도 스포츠가 정치도구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구나, 느꼈어요. 계속 존중을 받는다면 언젠가는 ‘다같이 즐기는 체육’이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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