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수요 예측 실패해 지난해 재고 막대하지만 -5월부터 경쟁적으로 신제품 선출시…올해도 경쟁 심화 -“궁극적으로는 패딩류 매출 의존도 낮춰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아웃도어 업계는 지난해 롱패딩 흥행에 참패했다. 2018년 시작된 롱패딩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해 예년보다 생산량을 대거 늘렸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따뜻한 날씨 탓에 롱패딩 판매가 급감했고 롱패딩에 의존하던 아웃도어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아직 처리해야하는 재고는 쌓여있지만 아웃도어 업계는 지난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또다시 롱패딩 선(先)판매에 나서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5월부터 순차적으로 롱패딩을 비롯한 패딩류 선판매에 돌입한다. 밀레는 이미 신상품 출고 시기를 5월로 앞당겼고, 네파와 블랙야크는 6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7월, K2는 8월에 선판매에 나선다. 그동안 아웃도어 업체들은 6월부터 9월에 겨울 신상품 중 일부를 출시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선판매 방식을 고수해왔다. 여름 시즌 선판매를 통해 시장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10~12월 본판매 물량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아직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주요 아웃도어ㆍ스포츠 브랜드가 지난해 생산한 롱패딩은 200만 장 이상으로 전년 대비 50% 가량 증가했다. 물량을 대폭 늘리며 ‘롱패딩 특수’를 기대했지만 판매는 저조했다. 백화점의 지난해 아웃도어 매출 신장률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재고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경우 지난해 패딩 제품을 70만장 가량 생산했는데, 이 중 75%가량만 판매하고 17만여 장이 재고로 남아 있다. K2도 지난해 70만장의 물량을 준비했으며 아직 판매율은 80% 수준이다. 아직 14만여 장의 재고가 쌓여있다는 얘기다. 블랙야크도 10만여 장의 재고가 남아있다. 아이더ㆍ네파ㆍ코오롱스포츠ㆍ컬럼비아ㆍ라푸마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당초 업체들은 넘쳐나는 재고 때문에 선판매 시기를 아예 늦추거나 건너뛰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막상 선판매 시기가 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경쟁적으로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들은 패딩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기존의 영업 전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월 상품과 신제품 할인 판매 시기가 겹쳐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아웃도어 업계는 지난 몇 년간 패딩류 판매에만 사활을 걸었다. 전체 매출의 40%가 하반기에 나오고, 하반기 매출의 절반 이상이 패딩류 판매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형적인 매출 구조는 오히려 독이 됐다. 롱패딩 인기가 식자 매출도 함께 바닥을 찍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건전한 매출 구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패딩 매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아웃도어 업체들은 패딩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면서도 대체 아이템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K2는 플리스 상품을 확대하고 간절기 상품군을 보강했다. 블랙야크도 방수 자켓, 플리스 상품 등을 강화하고 있다. 송은정 블랙야크 의류기획팀 팀장은 “패딩 제품 외에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기능을 갖춘 다양한 상품들로 차별화 할 것”이라고 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발 카테고리를 육성한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관계자는 “신발 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신발과 의류의 비중을 조화롭게 구성하고 전체 파이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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