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지원받아 내놓은 중기제품 ‘우선권’
- ‘무늬만 중기’ 수입산 대체…부품·소재 국산화 기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경험 부족 등으로 공공 조달시장을 뚫지 못했던 초기 창업기업이 대기업의 멘토링을 받아 조달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
정부는 25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제8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제도 도입방안’을 심의·확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고안한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제도’는 초기 창업기업이 대기업 지원을 통해 ‘상생협력’ 승인을 받으면 우선적으로 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공공조달시장은 일정비율 이상 중기나 여성기업 제품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한 덕분에 전체 시장 규모123조4000억원(지난해 기준) 중 중기 비중이 76.2%(94조원)다. 그러나 수입품을 중소기업이 유통·판매만 하는 경우도 포함돼 실제 국내 생산 중기 제품 비중은 낮다. 또 초기 창업기업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했더라도 조달 시장에 공급할 만큼의 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해 공공조달시장 공략이 어려웠다.
중기부는 대기업이 상생협력을 체결한 중소기업에 기술 및 설비, 인력 등을 지원해서 생산했거나, 공동으로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는 공공조달시장 진출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상생협력 승인을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제품별 시장할당이나 입찰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우대할 계획이다. 단, 시장할당은 중소기업 제품만 입찰에 참여하는 ‘중기간 경쟁제품’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중기부는 올해 상생협력 승인 업체들에 시장 할당이 가능한 품목은 90여개로, 3조원 규모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조달청이 비슷한 대중기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대규모 공사에서도 시행이 가능해 15조원 가량의 시장이 상생협력 업체에 우선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중기부는 올해 안에 ‘중소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상생협력 지원제도 적용 범위를 전체 조달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부터 일반물품(16조원), 용역(21조원) 시장에서도 상생협력 승인 업체들이 입찰 가점 등의 우대를 받게 된다.
중기부는 이 제도가 부품·소재 국산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계된 것이다. 박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 정부가 1990년대부터 애플을 사용한 것이 애플 급성장의 한 배경이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중기부는 당시 애플이 IBM 부품을 사용해 생산한 제품으로 미국 조달시장을 뚫은 사례 등을 연구, ‘한국형’ 애플 양성을 위한 상생협력 지원제도를 내놨다.
원영준 중기부 성장지원정책관은 “‘공공조달 상생협력 지원제도’를 통해 핵심 부품·소재의 국산화와 국내 생산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공공구매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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