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3강체제 중 3위…OTT 공세 대응 의구심”
프로젝트펀드로 절반 이상 조달…70%가량 완료
나머지는 해외 PEF와 공동 조달…“협의 막바지”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에 투자한 미래에셋대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4000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지분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재매각(셀다운)하는 일환으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 중이지만, 투자자들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성이 뚜렷하지 않다며 외면하는 모습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의 지분을 투자 대상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4월 3879억원 규모 SK브로드밴드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에 따른 합병존속회사의 지분 8.0%를 확보하게 되는 거래였다. 미래에셋대우는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유치한 외부 자금을 통해 해당 투자를 진행키로 하고 반년 이상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 그러나 합병법인 출범일(4월 30일)을 두 달여 밖에 남겨두지 않은 최근까지도 투자금의 상당 비중을 책임질 앵커출자자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투자에서 등 돌린 투자자들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료방송 사업이 이동통신사에 편입되면서 결합상품 판매 시너지 효과 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큰 틀에서는 미디어·콘텐츠 플랫폼의 주축이 이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유료방송 산업 내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한 것도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 공세에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SK그룹 내에 이미 OTT(웨이브)를 마련하고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황이라, 그룹 내 IPTV 사업의 지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KT계열이 주도하는 '3강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발목을 잡는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유료방송 시장 합산 점유율은 약 24.0%(2018년 말 기준)로,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합산 31.3%), LG계열(LG유플러스·CJ헬로 합산 24.7%)에 이어 3위다. KT의 딜라이브(6.1%) 인수가 다시 추진된다면 1위 사업자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 시장 내 3강 경쟁 구도 속에서도 뒤처지고 있는데다,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크게 높아질 산업도 아니다"며 "상장 과정에서 투자회수 기회를 노릴 수는 있겠으나, 마찬가지로 상장을 추진하는 웨이브와 비교하면 매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조달해야 할 자금 중 일부를 해외 대형 사모펀드(PEF)와 함께 나눠서 조달하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일종의 공동운용사(Co-GP) 개념이다. 40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미래에셋대우가 프로젝트펀드로 조성해 충당하되, 나머지는 외부 PEF가 책임지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자체 프로젝트펀드만 보면 현재 70%가량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프로젝트펀드를 만들고 있고, 자금 조달 창구를 해외로까지 열어둔 상황"이라며 "해외 PEF와 손잡는 방안은 고민하고 있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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