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로 글로벌 경기가 반짝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예기치 않은 돌발 변수로 전 세계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중국 경기는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2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위험 수준을 ‘매우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특히 중국 수요 감소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수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진 데다 우리 수출입의 4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위축은 수출에 직격타가 될 수 있다. 2월 들어 수출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으나 중국 수출은 중국 현지 공장 휴무 기간 연장, 물류 차질 등으로 6.6%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되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축으로 수출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
글로벌 밸류체인(GVC)으로 촘촘히 연결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세계의 많은 국가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하이테크 제품의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중국 공장의 가동이 멈추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중국에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생산기지를 구축해 놨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211만대로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디스플레이 생산의 22%, 반도체의 18%가 중국에 집중돼 있다. 이번에 국내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을 초래한 와이어링 하니스뿐만 아니라 중국 수입의존도가 80%가 넘는 다른 원부자재도 앞으로 공급 절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선언하면서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우한시를 봉쇄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후베이성 이외 지역의 신규 감염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2003년 사스의 경우 2~3월에 감염이 확산됐지만 WHO는 7월에 들어서야 종식을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강한 감염력과 최근의 확산 범위와 추세 등을 고려한다면 상반기까지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직면한 우리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그동안의 경영전략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세계적인 경기 부양책의 효과로 2분기 이후 소비 수요가 반등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확대, 중국인들의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사전에 마케팅과 판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03년 사스 때도 중국 경제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소비를 중심으로 V자 반등에 성공했다.
둘째 중국에 대한 수출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생산과 구매 네트워크, 시장 진출전략을 재점검하고 수출시장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 이제는 해외 투자 시 생산비용 절감이나 시장 확보 측면뿐만 아니라 전염병, 수출규제, 보호무역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 전략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규제 개선, 법인세 인하, 연구개발 지원 등 국내 기업환경 개선을 통해 부품·소재와 부가가치가 높고 기술 혁신 수준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움츠려만 있기보다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해야 한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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