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경쟁사도 힘든 시기
6개월간 내실키우며 맞춤형 준비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셈 치자’
당국으로부터 6개월 간 사모펀드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하나·우리은행의 최근 분위기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이 요동치면서 어차피 올해 상당기간은 정상적인 자산관리(WM) 영업이 어려워져서다. 어차피 경쟁사들도 투자상품에 대한 영업 위축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차라리 이 기회에 내부정비에 주력하자는 게 두 은행은 전략이다.
하나·우리은행은 지난 5일부터 오는 9월 4일까지 사모펀드를 새로 판매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과태료, 임직원 징계와 함께 내린 제재다.
두 은행이 지난해 사모펀드를 팔아 남긴 수수료 수익은 300억~400억원 수준. 은행 전체 순익의 2% 정도에 그친다. 정작 큰 우려는 영업정지 기간을 거치며 혹시나 고객기반이 무너질까였다.
하지만 라임펀드 사태에 이어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자,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은행들도 사모펀드 판매가 어려워졌다.
두 은행은 DLF 사태 ‘원죄’를 의식해 “올해는 외형 확대보단 내부통제 등 내실 다지겠다”는 각오다.
일단 두 은행은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투자상품 라인업을 마련했다. 인컴형·자산배분형 공모펀드의 취급 비중을 늘린다. 부동산 실물형 펀드와 운용자금의 90% 이상을 우량채권,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DLB(기타파생결합사채)도 소개한다.
하나은행 자산관리 담당 임원은 “시장 흐름을 탈 수 있는 적립식 공모펀드 중심으로 영업을 펼칠 것”이라며 “일회성으로 판매수수료를 챙기는 게 아니라 사후관리를 해나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 은행의 성과보수(운용보수)가 달라지는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하나은행은 이같은 전략을 전국 영업점 PB와 개인고객 담당 직원들에게 전파했다. 적립식 공모펀드를 취급하는 직원들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한다. 적립식 펀드를 권유하려면 국내외 자본시장 흐름을 철저히 이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전략은 이른바 ‘전고객의 자산관리’로 요약된다. 현재 은행 빅데이터센터가 고객을 새로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분류방식이 연령, 자산규모, 거래실적 정도에 그쳤다면 앞으론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니즈를 더 세분화하겠단 것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우리은행은 올해 디지털채널에서 투자상품 패키지를 소개하는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새 정책에 따라 채널과 인력별로 판매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차등 적용된다”며 “고객의 세밀한 특징을 파악해 정확히 어울리는 상품 라인업,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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