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증시 동시 다발적 하락
기초자산 변동성 급격히 확대
일부상품 원금손실 ‘녹인’진입
조기 손절땐 채권시장 악영향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증시 폭락과 유가 하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원금 손실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손실위험을 줄이기 위한 중도환매가 이어질 경우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위험이 번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증시 급락세 지속이 국내 파생결합증권 시장 리스크를 촉발시킬 수 있단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16일 헤럴드와의 통화에서 “전세계 증시가 동시다발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중도환매가 발생한다면 자칫 금융시장 위험을 촉발시키는 트리거(trigger·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파생결합증권 상품 구조상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구간에 진입하더라도 손실회복 기회를 포기해야 하고 수수료도 부담해야 한다는 면에서 대규모 중도환매가 현실화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서도 국내 파생결합증권 리스크에 대해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돼 대규모 중도환매가 발생한다면 증권사는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여전채 등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은 신용물 채권을 파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LS나 DLS는 먼저 채권을 매입하고, 해당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로 옵션에 투자한다. 옵션 투자규모를 늘리려면 국고채 보다는 이자율이 높은 회사채를 매입한다. 회사채 가운데서도 비교적 안전한 여전채가 인기다. 중도 환매할 경우 원금 마련을 위해 옵션을 포기하고 채권을 팔아야 하는데, 국고채 대비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를 급매로 처분하면 제 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신용카드와 할부금융사의 주요 자금 조달처인 여전채 시장이 냉각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주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원금 손실(녹인·knock in) 구간에 들어선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총 7개 ELS 상품에 대해 원금손실 위험이 발생했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행된 ELS 중 미상환 잔액은 13일 현재 총 47조7176억원이다. 이 중 대부분이 코스피200,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홍콩H지수(HSCEI), 일본 닛케이225 지수, 유로스톡스50, 독일 닥스(DAX) 등 주요국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 기준 가격보다 35~50%가량 하락하면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가도록 설계돼 있다. 만약 손실구간 진입이 확실시된다면 35~50% 또는 그 이상을 손실보기 보다는 그나마 기초자산 가격이 덜 떨어졌을 때 기준으로 손절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최근 한달 새 코스피와 S&P500은 20% 하락했고, 유로스톡스와 닥스는 32% 이상 급락했다.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여력이 모두 소진된 유럽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속도도 아쭈 빨라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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