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별 재량지출 10% 감축 + 첫 '분야별 종합 지출구조조정' 추진
조세지출 평가 매년 하지만 국세감면율, 금융위기 이후 역대 4번째 한도 넘어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올해와 내년 세수가 급감할 전망이다. 동시에 경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지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세출·세입 구조조정을 추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구윤철 기재2차관과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분야별 종합 지출구조조정' 작업반이 첫 회의를 연다. 이날 확정된 '2021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통해 양적으로 재량지출을 10% 감축한다면 '분야별 종합 지출구조조정' 작업반을 통해선 질적인 재정 개혁을 이룰 방침이다.
재정지출을 분야별로 전면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노동, 사회기반시설(SOC) 등 12개 분야별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들여다본다. 정부총지출에서 약 17%를 차지하는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국고보조금과 이·불용 규모가 큰 사업들이 대표적인 검토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세출 여력은 인구구조 변화 대응, 스마트시티 등 미래 분야에 투입한다. 검토 방향은 내년도 예산안과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최종 반영된다.
세입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세금을 부과한 뒤 받지 않거나 깎고, 아예 세금 환급 형태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국세 감면을 재정비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감면,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등 일몰이 도래한 사업은 심층평가하고 국내 숙박비 소득공제, 코리아세일페스타 부가가치세 환급 등 신설되는 사업에 대해선 예비타당성평가를 거친다.
하지만 이러한 세출·세입 구조조정은 허울 뿐인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처별 재량지출 10% 감축도 매년 반복되는 관행에 불과하다. 또 매년 상시적인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중앙재정 10조5000억원, 지방재정 49조5000억원이 이·불용됐다.
조세지출 평가도 매년 이뤄지지만 올해 국세감면율이 금융위기 이후 역대 4번째로 한도를 넘어서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조세 지출을 늘리면서 올해 국세감면액은 51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50조1000억원)에 이어 50조원을 웃돌게 된다.
올해 국세수입 총액이 292조원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세감면율은 15.1%로, 감면 한도인 14.0%를 1.1%포인트 초과한다. 2년 연속 법정 한도를 넘길뿐만 아니라 초과폭도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세감면율은 14.6%로 법정 한도인 13.6%를 0.9%포인트 웃돌았다.
과거 10년간 국세감면율이 법정 한도를 넘긴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2009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조세 감면 규모가 법정 한도를 넘어섰다. 올해도 확장재정을 펼치면서 2년 연속 법을 어기게 됐다.
국가재정법은 '국세감면율이 국세 감면 한도(직전 3개 연도 평균 국세감면율+0.5%포인트) 이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재부는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며 "긴급한 경제·사회적 대응에 따라 한도 초과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비과세 혜택은 지속적으로 줄어, 국세감면율은 2016년 13.4%, 2017년 13.0%, 2018년 13.0%로 낮아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는 근로·자녀 장려금 등 저소득층 지원 확대와 지방소비세 확대 영향으로 권고 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는 증세 없는 복지를 추구하면서 어떻게든 비과세 혜택을 줄였지만 이번 정부 들어선 도리어 조세지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동시에 512조원에 달하는 확대 재정을 편성했지만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리어 추가경정예산, 대규모 SOC 사업 예비타당성 면제 등을 통해 지출만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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