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구제·실업대란 방지등 응급대책
추경 10조 풀어도 성장률 효과 0.2%P
장기화땐 사회안전망 ‘밑빠진 독’ 물붓기
정부가 30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지급기로 한 긴급 재난생계지원금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저소득층·실업자 등 취약계층과 초토화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의 민생 위기를 완충하는 응급대책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침체에 빠진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재정투입의 경제효과를 의미하는 재정승수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최근에는 0.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조원의 재정을 풀 경우 국민소득 증대효과는 이의 20%인 2000억원 이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원인 조세재정연구원의 ‘생계급여 확대가 가계 이전지출의 승수효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작성자 우진희 조세연 부연구위원)를 보면 정부의 일시적 이전지출 확대로 생계급여 지급액이 늘어날 경우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승수효과는 1분기에 0.177에서 0.183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에 대한 승수효과는 더 커 같은 기간 0.224에서 0.233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0월 조세연과 소득주도성장특위가 주최한 재정역할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발제에 나선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실질 GDP 증가효과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낮아져 이제는 0.18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재난생계지원금과 각 지자체의 재난기본소득, 추경에 포함된 각종 소비쿠폰 등을 합쳐 10조원 이상이 풀리더라도 실질적인 경기진작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 10조원 안팎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정부가 제시했던 경제 성장률 진작 효과도 0.2%포인트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경제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난생계지원금의 경기부양 효과는 매우 미약하다. 국내외 경제기관들의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연초엔 2% 전후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치달으면서 이젠 0% 안팎으로 낮아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종전의 성장률 전망치 1.9%에서 이달 초 1.4%로 낮춘 데 이어 지난주엔 이를 다시 제로(0)에 가까운 0.1%로 하향조정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0.6%,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0%로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은행(IB) 가운데 JP모건은 0.8%, 노무라는 최악의 경우 0.2%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이 코로나19의 쇼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위기에 처한 민생에 ‘숨통’을 터주는 데에는 적잖은 효과가 기대된다. 일을 하고 싶어도 경제활동이 마비돼 일을 할 수 없어 생계가 막막해진 저소득층이나 실업자, 자영업자 등에게 국가가 기댈 수 있는 최소한의 언덕을 제공했다는 의미가 강하다. 재난적 위기상황에 대응한 긴급 구호대책이지만,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향후 강화해야 할 사회안전망의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민생위기가 더욱 심화하면서 추가 지원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결국 바이러스 사태의 종식을 통해 감염병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민생 안정의 첩경인 셈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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