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상환 유예·3년간 특별대출
포스트 코로나 대비 전략적 포석
현대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인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딜러들에 금융지원에 나섰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미국법인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를 판매하는 현지 딜러들에 금융지원을 시작했다.
지원 내용은 딜러들이 시장에 판매할 차량을 매입하는데 필요한 단기자금 대출(플로어플랜)을 60일 간 상환 유예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 현대캐피탈 상품을 사용하던 딜러 중 매장 임대료나 직원 고용에 필요한 운영자금이 부족한 경우 3년 동안 특별 대출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주요 전략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계열 금융사를 활용해 딜러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지원을 받은 딜러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될 때 현대기아차를 우선적으로 고객들에게 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우 딜러들이 개별 브랜드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개의 브랜드 자동차를 판매한다. 브랜드 별 판매량이 딜러의 재량에 따라 크게 달라져 각 사는 판매 인센티브 등으로 자사 차량 판매를 독려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703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셧다운(일시적 공장 가동 중단)과 대량 실직으로 수요 절벽에 직면한 미국 시장의 경우 판매 감소폭이 26.6%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시장 대신 북미시장의 비중을 늘려온 현대차그룹도 생산과 판매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시장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기아차의 경우 수출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국내 공장 가동까지 일부 중단된 상황이다.
미국 내 딜러들이 현금이 모자라 폐업하거나 직원을 대거 해고할 경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판매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우려됐다. 이번 딜러 지원책은 이에 대한 대응책 성격이 짙다.
한편,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현대차에 이어 소비자 지원 프로그램도 추가로 내놨다.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최장 120일 간 이자 납부를 면제한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미국법인은 지난달 현대캐피탈을 통해 신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한 신규 고객 중 직장을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최장 6개월 간 할부금을 면제한 바 있다.
로스 윌리엄스 현대캐피탈아메리카 사장은 코로나19 지원책에 대해 “현대캐피탈은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고객들이 (자동차 구매 등) 주요 소비를 주저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위기 동안 고객과 딜러들을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지분 100%를 현대차 미국법인(HMA)가 소유하고 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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