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6.9% 이어 코스피·닛케이 급락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에 발목…국제유가도 급락

매수 주도했던 개미 향방도 불확실성

변동성지수 급등…달러, 금 등 안전자산 가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일제히 급락했다. 이들 국가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섰지만 되려 시장의 변동성은 더 확대될 위기에 처했다. 갈 곳 없는 잉여자금을 증시로 흡수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듯했다가도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가 불거지면 또다시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88.54포인트(4.07%) 주저앉았다.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던 전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폭탄에 0.86% 내린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개장하자마자 2%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 증시의 충격파가 아시아 증시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90% 급락하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으로 13% 가까이 무너졌던 3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하루 전 1만선 고지를 돌파했던 나스닥지수도 5.27% 미끄러졌고, 유로스톡스50지수(-4.53%)를 비롯한 유럽 지수들도 일제히 추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급격히 회복한 데 따른 조정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도 작용했다. 미국 내 확진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경기회복세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다시 커진 것이다. 무제한 양적완화에도 경제회복 속도는 불확실하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V자 회복을 기대했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글로벌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환경에서 투자처를 찾아 증시로 유입된 개미(개인투자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의 ‘동학개미’처럼 미국에선 ‘로빈후드’, ‘이(E)트레이드’ 등 무료 주식거래앱을 통한 젊은층의 주식거래가 급증했다.

이들은 지금까진 가파른 지수 회복의 주역이었지만, 조정 우려가 제기될 땐 급매도로 돌아서며 낙폭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미발 ‘거품(froth)’ 형성과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급등락 장세 속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보다는 리스크 관리 등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였던 아메리칸항공 주가가 최근 100% 이상 급등했다가 3거래일 만에 30% 추락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국내에서도 2030에서 투기 열풍이 불었던 원유 상장지수상품(ETP)이 급락해 패닉 국면이 펼쳐진 바 있다. 최근 개미가 쏠리는 언택트(비대면) 성장주 향방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CNBC방송은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를 인용해 미국 상위 10개 주식거래앱 이용자들의 이용시간이 대폭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CNBC방송 캡쳐]
미국 CNBC방송은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를 인용해 미국 상위 10개 주식거래앱 이용자들의 이용시간이 대폭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CNBC방송 캡쳐]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최근 주요 증시의 매수 주체는 개인이었다”며 “2015년 중국의 사례를 보면 개인 수급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까지 매도에 동참할 때는 하락도 짧고 강렬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와 개미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시장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공포지수로 통하는 미국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50% 가량 치솟으며 40선을 웃돌았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20% 넘게 뛰어올랐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달러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은 또다시 1200원선을 넘어섰다. KRX금시장에서 금 가격 역시 1%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2%(3.26달러) 하락한 3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