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OECD 가입 당시 약속…“국격·국익 위해 반드시 필요”
국회 동의 거쳐 ILO에 비준서 기탁하면 1년 후 협약 효력 발생
OECD 36개 회원국 중 32개국, ILO 187개 회원국 중 146개국 비준
해고자 노조원도 임단협 협상…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가입 가능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과 법률개정안을 동시에 추진키로 함에 따라 지난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24년만에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LO 핵심협약은 정부가 비준동의안과 관련법 개정안 국회의결 후, ILO에 비준서를 기탁하면 1년 후 협약 효력이 발생한다.
협약비준을 위한 정부내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이제 국회가 마지막 관문이다. 하지만 노사의 입장차가 커 국회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거셀 전망이다. 환노위 통과가 무산될 경우 외통위의 비준동의안 처리 역시 어렵게 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과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통과되지 못한 바 있다.
▶핵심협약 비준 의미=정부는 1996년 OECD 가입 당시부터 최근까지 국제사회에 ILO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해왔으나, 24년째 비준하지 못하고 있다. ‘K방역’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졌지만 ILO 핵심협약 비준만 놓고 보면 ‘노동후진국’인 셈이다. ILO 핵심협약은 ILO 87개 회원국 약 80% 정도인 146개국, OECD 36개 회원국 중 32개국이 비준을 완료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 노동기본권의 보호를 넘어 ‘국익’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노동권 보호 미흡에 따른 불이익 조치도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ILO 핵심협약 미비준으로 인해 ‘한-EU FTA 분쟁해결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핵심협약 비준이 되지 않을 경우 EU 측의 다양한 비무역적 조치를 통한 압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 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일이며, 잠재된 통상 리스크를 해소하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핵심협약 비준되면 어떻게 달라지나=정부이 입법안이 통과되면 해고자나 실업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되고 임단협 협상에도 나올 수 있게 된다. 해직자 교원 문제로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도 법률개정 이후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 합법화된다.
해고자인 노조원에게도 기업이 급여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입법안은 국가가 노사관계에 직접 개입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은 삭제 했으나, 현행 근로시간면제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고 있으므로 해고자인 노조원에 대한 급여는 노동조합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노조법상 ‘근로시간면제자’는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 제공의무를 면제받아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므로, 개정안에 따라 기업별 노조에 해고자가 가입을 하더라도 근로 제공의 의무가 없으므로 ‘근로시간면제자’가 될 수 없다.
근로시간면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도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만약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사용자 동의는 개정안에 따라 무효가 되며,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해 급여를 지급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법이 개정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그대로 유지된다. 공무원 노조가입 범위를 6급 이하로 제한한 직급기준이 삭제돼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지휘·감독자’ 등 직무에 따른 가입이 제한돼 실무종사 공무원만 가입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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