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가족 구성원의 유전적 요인과 공동생활 환경 및 생활습관이 가족들의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안과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를 들면,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다면 그 자녀들한테 유전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TV 시청거리가 짧은 환경 속에서 가족들이 거주할 경우 가족 모두 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안과 전문의들은 가족 구성원의 눈 검진과 상담을 통해 유전적 눈 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눈 건강을 해치는 생활환경을 개선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눈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태도가 매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역 근처에서 핸드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K씨(남·43)는 가족 눈 검진을 통해 자신이 노안 초기임을 발견하고 라식수술을 받은 케이스다. 두 달 전, K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이 학교 수업할 때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겁이 덜컥 났다. 혹시나 눈이 크게 잘못된 건 아닌가 싶어 안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다행히도 큰 이상은 없었다. 근시가 시작되어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들의 진료를 마친 의사는 대뜸 K씨의 나이를 물었다. 나이를 알려주자 의사는 40대가 되면 노안이 시작되는데, 혹시 눈이 침침하거나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이는 증상은 없느냐고 물었다. K씨는 그런 증상은 아직 없다고 대답했다. 돌이켜보니 기껏해야 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는 종합검진에서 시력과 안압검사 정도 받은 게 안과 검진의 전부였다. K씨 역시 근시 때문에 20대 초반부터 안경을 착용해왔지만 막상 눈 때문에 안과를 찾은 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K씨는 기왕 안과에 온 김에 검사나 한 번 받아보자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K씨는 병원 접수대로 가서 몇 가지 기본검사만 받겠다고 신청하고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K씨는 노안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워낙 초기라 몸으로 느껴지는 증상은 없지만 노안이 시작됐다는 게 의사의 설명이었다. K씨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50대는 되어야 노안이 오는 줄 알았는데, 40대 초반에 노안이라니! 하지만 검사 데이터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의사의 말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K씨는 그 후 몇 차례 더 안과를 방문하면서 자신과 같은 연령대에도 라식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사는 중년 라식수술의 절차와 주의사항, 수술 후의 관리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K씨는 지금까지 근시 때문에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노안이 심해지면 안경을 벗었다 꼈다 참으로 불편할 것이 눈에 선했다. 오랫동안 불편을 겪다가 수술하느니 차라리 초기에 수술을 받고 시력도 회복하고 노안에 따른 불편함도 최소화하자는 생각에 최근 라식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에 있다. 안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40대라도 노안 증상이 없는 경우엔 당연히 20, 30대처럼 라식이나 라섹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K씨처럼 노안 증상이 찾아온 경우엔 라식수술이 불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지만 거의 노안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장 노안의 불편함이 없더라도 노안을 대비한 라식수술을 받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게 안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노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행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노안 대비 라식수술은 두 눈의 각막을 동일하게 깎아 근시만 교정하는 일반적인 라식수술과는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일반적인 라식수술을 받은 후 노안이 찾아왔다면, 돋보기나 다초점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명동서울밝은안과 김용은 원장은 “40대 이후에 라식이나 라섹수술을 할 경우 노안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40대를 위해 시력도 개선하고 노안도 대비하는 LBV 라식수술을 추천할 만하다”고 밝혔다.

LBV 라식수술은 한 눈은 근거리를, 다른 한 눈은 원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진행하는 라식수술이다. 또한 노안을 최소한 몇 년 동안 늦추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수술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안약 형태의 마취약을 눈에 넣은 다음 미세각막절삭기로 각막 절편을 만든다. 각막 절편을 옆으로 젖힌 후 LBV 프로파일의 특수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낸다. 이때 한 눈은 근거리를, 다른 눈은 원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한다. 그 다음 젖혀둔 각막 절편을 다시 덮으면 끝이다.김용은 원장은 “40대의 경우 나쁜 시력을 개선하고 노안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라식수술을 진행해야 하므로 의사의 수술 경험이 풍부한 병원에서 수술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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