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왕젠린(王建林·60)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이 중국 부동산 부호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중국 부동산 부호 순위’에 따르면 왕 회장은 1100억위안(약 18조9959억원)의 재산으로 부동산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이어 천리화(陳麗華·73) 푸화(富華)그룹 회장이 2위, 양후이옌(陽惠姸·33) 비구이위안(碧桂園) 회장이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아울러 이번 부동산 순위에선 부호들의 자산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의 부동산 시장의 침체 분위기를 반영했다.

▶中부동산 최대부호 왕젠린=왕젠린 일가의 자산은 총 11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재산이 전년보다 9% 증가했다. 그는 지난 5년간 4번이나 1위를 차지, 중국 부동산 업계를 대표하는 부호라는 위상을 과시했다.

쓰촨(四川)성 출신인 왕 회장은 군인이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15년 정도 군 생활을 하다가 부동산 업계에 발을 들여놓아 이제 ‘상업부동산 업계의 왕’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재부품질론(財富品質論ㆍ부의 규모보다 품질이 중요하다)’이라는 철학에 기반을 두고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쇼핑센터, 호텔, 백화점, 리조트, 영화관,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또한 왕 회장은 가장 국제화된 기업가로 꼽힌다. 해외 인수ㆍ합병(M&A)에 관심이 많다. 그는 지난해 영국 요트업체 선시커를 매입했고 런던에서 5성급 호텔과 아파트단지 건설도 추진중이다.

특히 다롄완다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완다상업부동산(商業地産)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올해 말 홍콩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기업공개(IPO) 규모는 50억~60억달러(약 5조3000억~6조3600억원)로 예측된다. 완다그룹이 여전히 잘 나가고 있지만 최근의 부동산 침체 및 규제 등을 고려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왕 회장은 홍콩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중국 내 10여건의 개발사업에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위는 중국에서 ‘가장 돈 많은 할머니’로 통하는 천리화 푸화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그의 자산은 385억위안(약 6조6485억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어났다. 베이징 태생의 자수성가 여성 갑부 천 회장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가구 수리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1982년 홍콩으로 이주한 천 회장은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홍콩의 별장 12채를 구입해 고가에 되팔아 종자돈을 마련해 부(富)를 늘리기 시작했다.

80년대 후반 다시 본토로 돌아와 부동산 사업을 벌여 엄청난 돈을 벌어들었다. 최근들어 천 회장 역시 해외부동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그는 호주 멜버른의 파크 하이야트 호텔을 1억3000만 호주달러(약 1207억원)에 인수했다.

3위는 올해 33세인 양후이옌 비구이위안 회장에게 돌아갔다. 그의 자산은 335억위안(약 5조7851억원)으로 전년보다 21% 줄어들었다. 이는 비구이위안의 주가가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6개월 전보다 주가가 50% 하락했다. 그래도 비구이위안은 홍콩 상장 부동산기업 중 시가총액이 두번째인 기업이다.

1992년 설립된 비구이위안은 건설, 인테리어, 아파트 관리, 호텔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국 10대 부동산 기업 중 하나다. 창업자 양궈창 회장의 둘째 딸인 양후이옌은 지난 2005년 부친으로부터 상당수의 지분을 넘겨받았고 2007년 비구이위안그룹이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중국 최연소 부자로 등극한 바 있다.

4위는 스마오(世茂)그룹의 쉬룽마오(許榮茂ㆍ64) 회장 일가가 차지했다. 자산은 300억 위안(약 5조1807억원)으로 전년보다 6% 감소했다. 쉬 회장은 중의사(한의사)인 부모의 영향으로 한의학(중의학)을 전공한 뒤 70년대 홍콩으로 건너가 약국 점원과 공장 직공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후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다 목돈을 손에 쥐게되면서 의류공장을 차렸다.

그는 1989년 200만달러를 투자해 고향인 푸젠(福建)성에 리조트를 건설해 성공을 거뒀다. 이어 90년대 후반 베이징 부동산시장에 진출해 대박을 터트렸다. 한때 베이징 시내 고급주택의 3분의 1은 그가 지은 것들이었다. 쉬 회장은 홍콩 상장사인 시마오부동산의 주식 64%를 소유하고 있다.

6위는 205억위안(약 3조5401억원)의 자산을 가진 왕원쉐(王文學·47) 화샤싱푸(華夏幸福)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그의 자산은 전년보다 17% 늘어나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창업한 화샤싱푸는 빠르게 사세를 키우는 부동산업체다. 현재 회사의 자산규모는 1000억위안(약 17조269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매출은 242억위안(약 4조17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2% 성장했다.

7위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큰 누님’으로 불리는 우야쥔(吳亞軍·50) 룽후(龍湖)그룹 회장으로 200억위안(약 3조4538억원)의 자산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보다 22% 줄어든 규모다. 우 회장은 기자출신 재벌사업가로 유명하다. 중국궈룽보(中國市容報)란 신문사에서 6년간 기자로 일하다가 1995년 룽후(龍湖)부동산을 설립했다. 기자 재직 당시 부동산을 취재했던 경험과 건설 관련 인맥을 넓혀 사업을 키워나갔다. 우 회장은 지난 2012년 이혼으로 남편에게 재산의 절반 가량을 넘겨주면서 중국 여성 최고 부호자리를 내준 바 있다.

▶부동산 침체분위기 반영=10위권 안에 들은 부동산 부호의 평균 자산은 336억5000만위안(약 5조811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50위권에 랭크된 부동산 부호들의 자산 규모는 전반적으로 감소,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50위권 내 부호들의 평균 자산은 149억위안(약 2조5731억원)으로 전년보다 5% 줄었다. 50위권 진입 문턱도 65억위안(약 1조1225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줄어들어 지난 2011년 수준과 비슷해졌다.

50위권 부동산 부호들의 평균 연령은 53세로 작년과 같았다. 70년대 출생자는 2명, 60년대 출생자는 22명이었다. 50위권 부호 가운데 여성은 9명으로 지난해보다 5% 늘어났다.

부동산 부호의 기업 본부 소재지를 보면 베이징과 광둥(廣東)성이 가장 많았다. 베이징이 14개, 광둥성에 13개가 있었다. 기업가들의 출생지를 보면 광둥성이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2명을 증가한 수치다. 다음으로 푸젠(福建)성, 저장(浙江)성 순이었다. 푸젠성 출신이 8명, 저장성 출신이 6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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