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19 전세대책 이틀 뒤…마포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 18.5억 신고가
성동 서울숲리버뷰자이·갤러리아포레, 용산 한강맨션·신동아 등도 새 기록
전문가들 “급등하는 매매시장 잡으려면 좀 더 실효성 있는 전세 대책 필요”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가을 이사철과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가격 급등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여기에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까지 겹치면서 강남권 대표 단지에 이어 그동안 주춤했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주요 단지들도 신고가 행진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면적 84.98㎡가 지난 21일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9월 24일 직전 거래에서 같은 면적이 15억4800만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2개월여 만에 3억원 가까이 오른 신고가다. 정부가 지난주 ‘11·19 전세대책’을 발표한 이후 이틀 뒤에 이뤄진 계약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현석2구역을 재개발해 지난 2016년 준공한 래미안웰스트림은 접근성과 한강변 조망, 고급내장재 등으로 주목받으면서 강북 지역의 새로운 ‘대장주 아파트’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포구에서도 전용 84㎡ 기준 실거래가 첫 20억원 시대가 열릴 지 주목된다. 올해 9월에는 동작구 흑석동의 흑석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가 2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강남 3구와 한강변 고급 주상복합인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를 제외한 ‘비강남 일반단지’ 중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격이다.
마포구를 대표하는 또다른 대장주 단지 중 하나인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서도 지난 5일 2단지 전용 84.80㎡ 실거래가 17억4000만원의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성동구에서는 지난 2011년 준공한 초고층 주상복합인 갤러리아포레 전용 168.37㎡가 지난 3일 42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4일에는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108.82㎡가 실거래가 18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마포구와 성동구에 비해 신축 단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용산구는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의 실거래가격이 관심을 모은다. 이 단지 전용 84.89㎡는 지난 7일 17억3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8월 같은 면적이 17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10월 거래에서는 16억5000만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한 달여 만에 기존 신고가 기록을 돌파한 것이다.
용산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를 대표하는 단지 중 한 곳인 이촌공 한강맨션과 서빙고동 신동아도 11월 이후 신고가가 이어졌다. 신동아는 지난 16일 전용 95.66㎡가 20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기존 최고가(19억) 기록을 넘어섰고, 한강맨션 역시 전용 120.56㎡가 지난 10일 29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신고가에 이름을 올렸다.
신동아 소유주들은 지난 14일 조합설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돌입했다. 내달 중 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실거주 2년 의무화’ 규제를 피하게 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설립된 재건축조합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거래가 허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매물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인근 공인중개업계에서는 “조합설립 인가가 나기 전까지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11월 이후에도 강남권에 이어 마용성 지역까지 아파트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11·19 대책의 실효성이 얼만큼 있을 지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부작용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집값과 전셋값이 잡히질 않는 모습”이라며 “좀 더 실효성있는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난을 해결시켜야 급등하는 매매시장도 가라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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