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3ㆍ11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전이 폭발한 지 3년 7개월이 지난 가운데,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때 16만4000명에 달했던 후쿠시마 난민은 최근 13만명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안전성과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귀향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일부 지역에 대해 대피 명령을 해제한 데 이어 제일 오염된 지역 밖에 집이 있는 5만5000명에 대해 점진적으로 대피 명령을 풀 방침이어서 주민들 사이에 귀향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귀향을 찬성하는 쪽은 주로 노년층이다. 친척집이나 도쿄(東京)에 마련된 임시거처를 계속 전전하느니 오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다. 되도록 많은 주민들이 돌아와 함께 지역경제를 일으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제1원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가와우치(川内)의 경우, 사고 직전 인구 3000명 중 절반이 최근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대다수가 노인이다. 가와우치 인구의 65세 이상 비중은 34%에서 46%로 올라갔다.
하지만 젊은 세대 대부분은 귀향에 부정적이다.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피 명령이 유지되고 있는 후쿠시마 현내 11개 지자체 가운데 오염물질 제거가 끝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오염 제거 작업이 원자로 외엔 주택, 인프라, 농지의 표토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총면적의 85%가 산림으로 뒤덮인 가와우치 같은 곳은 방사능 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피난민에게 지급되는 보상금도 뜨거운 감자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지역에서 대피한 주민들에 한해 매달 1인당 10만엔을 지급하고 있다. 대피 명령이 해제되더라도 1년까지는 계속 지급할 예정이다.
4인 가구 기준 연간 480만엔의 목돈을 쥘 수 있어 귀향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치권은 아직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후쿠시마현 지사 선거가 오는 26일 치러지지만, 선거에 출마한 후보 6명 가운데 대피 주민의 귀향 방안에 대해 명확한 정책을 내놓은 후보는 아무도 없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움직임에 실망해 아예 귀향하지 않겠다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정부 조사에서 나미에(浪江) 주민 중 절대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지난해 37.5%에서 올해 48.4%로 절반에 육박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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