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기술금융 가이드라인 마련
기술 없이 대출, 평가 조작 차단
기술금융 대상, 업무규범 등 규정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기술금융’이 진짜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출이 되도록 기술평가가 깐깐해진다. 의사가 이렇다할 기술도 없이 기술금융을 받아 개업을 한다거나, 은행이 더 많은 대출을 해주기 위해 평가를 조작하는 등의 일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기술금융 대상업종과 업무절차 등의 세부기준을 담은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술금융은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의 미래가치를 인정해 대출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담보가 없고 신용도가 낮아도 대출이 가능하다. 2014년 도입됐으며, 10월말 현재 대출 잔액 264조6000억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문제는 양적 성장에 치중하다보니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대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개원할 때 기술금융을 통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린다던지, 은행이 대출 실적을 늘리기 위해 기술평가부서나 기술평가사에 평가 등급을 올리라 압력을 넣는 등의 평가 결과 조작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에 당국은 기술금융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기술금융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됐다.
가이드라인은 우선 기술금융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 기술연관성이 높은 업종과 기업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술기반 환경·건설업,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나, 벤처기업,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보유기업, 신기술창업전문회사 등 기술 연관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기업 등이 해당한다. 또 은행 내부 절차를 거쳐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다할 혁신기술이 없는 의사가 기술금융을 받아 개업하는 일이 막히는 것이다. 당초 보건업종이나 도·소매업종은 제외한다는 규정을 명문화할 지도 검토했지만, 특정 업종을 일률적으로 막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어 빠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의사도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는다면 기술금융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기술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은행과 기술신용평가사(TCB·Tech Credit Bureau)의 업무규범과 윤리원칙을 제시했다. 은행은 평가 결과를 좋게 해달라거나 미리 알려달라, 혹은 결과를 받아본 후 평가를 취소해달라는 식의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TCB사도 예상평가결과를 미리 제공한다거나 은행 요구에 따라 평가결과를 맞춰주는 식의 행위가 금지된다. TCB사는 이해가 얽혀 있는 회사에 대해 기술평가를 하는 것도 금지된다.
TCB사와 자체TCB평가 은행은 기술평가에 대한 품질관리도 해야 한다. 주기적 내부 품질 관리는 물론이고, 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외부 기술평가품질관리위원회의 심사도 받아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이밖에 기술평가 전담조직과 평가 전문인력 요건 기준을 명시하고, 현장실사와 내부검수 등 기술신용대출 업무 절차도 명확하게 규정했다.
가이드라인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되며, 기술평가모형 표준화해 내년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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