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1인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에서 외국 금융회사 대표들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2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저녁 승지원에서 중국·일본의 주요 금융사 사장들과의 만찬을 주재했다.
승지원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생전에 살던 한옥을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선대 회장의 유지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승지원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귀빈을 만날 때 승지원을 주로 이용해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등을 이 곳에서 접견한 적이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장기 입원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승지원 만찬을 주재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삼성 측은 “승지원은 삼성의 영빈관 격이니 손님을 모시는 게 새로울 게 없다”면서 “게다가 (이 부회장의 승지원 이용이)처음도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부회장은 이미 방한하는 국가정상이나 글로벌 기업 수장들을 접견하며 사실상 삼성의 ‘일인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삼성동 한전 부지 입찰과 최근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해외 LED사업 철수, 의료기기사업 구조조정 등의 삼성의 굵직한 의사결정도 이 부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삼성화재 지분 인수와 관련한 법적 검토 등에 대해서도 금융감독당국에 질의했다. 단순히 지분을 사는 것이라면 신고만으로도 충분하다. 또 이 부회장이 추진중인 지분규모도 발행주식의 1% 미만인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소수라도 주주가 되면 아버지인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이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 부회장이 그 권리를 대리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은 지분 20.76%를 보유한 이 회장이 1대 주주이며,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이 19.34%의 지분률로 2대 주주다. 사실상 지배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할 이 부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미리 대주주 적격심사를 받아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이 이 회장 지분을 상속이나 증여 받아 대주주가 되더라도 어차피 적격심사는 거쳐야 한다. 상속이나 증여가 임박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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