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10주 미만에 ‘제한적’으로만 허용하기로
여성계 “처벌 조항 삭제 긍정적…대체 입법 시급”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2021년 1월 1일 0시부터 형법상 낙태죄가 사라졌다. 하지만 입법 공백으로 여성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269조 ‘부녀가 약물 등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대체 입법안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낙태죄를 둘러싼 논의는 더뎠다. 임신중단 방법, 인공유산유도제를 이용한 임신중단 허용 여부, 보험적용 범위 등 그간 음지에서 시행됐던 인공임신중절을 양지로 끌어올 대체 입법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엇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금부터는 법으로 여성의 요청에 의해 전 기간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정작 의료계가 자의적으로 10주 미만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들이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거부하겠다고 하면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질 것”이라며 “낙태죄 폐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권리를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들을 하나씩 쌓아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해온 여성단체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모두를위한낙태죄공동행동(모낙폐)는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다 명확하게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면서도 “처벌과 규제의 틀 안에서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과 재생산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나라가 많은 현실에서 한국은 처벌 없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먹는 인공유산유도제인 ‘미프진’을 수입을 합법화하고 이를 위한 상담, 의료지원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시급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나영 모낙폐 공동대표는 “그동안 음성화되고 안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시행되던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여성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로서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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