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이어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와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는 국내 기업들에게 질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재계 주요 그룹 내에서 차기 주력 사업을 맡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 2030’ 달성 숙제 안은 김기남 부회장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실현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게 됐다. ‘반도체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5G 시대의 본격적 개막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주목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파운드리 부문에서 대만 TSMC와 격차가 있지만 7나노 첨단 공정 측면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기술적 우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올해 그는 TSMC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증설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훈 사장 ‘전기차 브랜드 정착’ 시험대
현대자동차는 올해를 기점으로 전통적 완성차 메이커에서 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을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차 대표이사에 선임된 장재훈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을 들였던 제네시스 브랜드를 성공리에 정착시킨 인물이다. 올해 장재훈 사장이 이끄는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고 전기차 브랜드로의 변신 가능성을 시험받는다. 아직은 상상에만 존재하는 UAM을 현실에 구현하고 국내외 주요 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만드는 것 역시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전략통’ 박정호의 SK중간지주사 전환 묘수는
SK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임하도록했다. 부회장단에 합류하면서 그는 SK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통신사업회사와 투자·지주회사로 분할하고 후자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그룹 내 ICT 계열사를 총괄하는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투자·지주회사는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30%까지 늘려야 한다. 2011년 SK하이닉스 인수와 2015년 SK C&C와 ㈜SK 합병 작업을 도맡아 성공시켰던 박 부회장이 또 한번 묘수를 찾을지도 올해 관전 포인트다.
태양광·수소 사업확대 지휘봉 쥔 김동관 사장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가장 주목받는 재계 오너가(家) 3세다. 한화 그룹의 새 먹거리인 태양광과 수소 사업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연이어 투자,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유상증자를 통해 1조 2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5년 간 2조8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 등 유통·개발 자회사를 합병해 사업 부문을 넓힌다. 김동관 사장이 미래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합병된 유통·개발 사업 부문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사장 ‘배터리 글로벌 동맹’ 확대 촉각
LG화학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대표이사인 김종현 사장도 주목할 인물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로서 최대한 많은 전기차 업체를 동맹으로 끌어들이고 그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시절 아우디폭스바겐그룹, 다임러 그룹 등 유럽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 수주를 이끌어낸 그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장을 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자본시장에 데뷔할지도 관심사항이다. 2차전지분야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 투자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R&D) 재원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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