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열악, 점자블록 설치 요청도 무시
대학·금융·병원 등 장애인 노조가입 저조
“노동권 보장…의무고용 준수 정책지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준수하는 민간기업이 10곳 중 4곳에 불과하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애인을 고용하더라도 비정규직 위주였고, 근로지원 및 편의제공이 미흡한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까지 겪는다는 고발도 뒤따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6일 발표한 장애인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실시한 설문에 참여한 123개 노조단위 가운데 사업장에서 장애인 노동자를 고용한다고 응답한 곳은 98개(79.7%)로 조사됐다.
그러나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를 사업장에서 준수하는 경우는 49.6%로,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공무원지부를 제외한 민간기업에서는 그 비율이 41.3%로 줄어들었다. 주로 노조 간부들이 응답한 설문이지만 준수 여부를 모르는 경우도 33.1%에 달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장애인이 노조에 가입했다는 응답률은 81.4%였다. 산별로 보면 대학(57.1%)과 금융·병원 등 기타부문(63.2%)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의무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주로 기간제·시간제 등 비정규직 위주로 고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노총이 설문과 함께 실시한 장애인조합원 대상 면접조사에선 장애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가 드러났다. 피면접자 27명 중 공무원과 공공기관 정규직을 제외한 24명은 모두 수어통역사 등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금·승진에서 공식적인 차별이 없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비정규직이어서 차별을 느끼지 못하거나 차별대우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 처리가 늦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경사로·평탄지, 건물 엘리베이터, 사무의자 등 편의시설을 갖춘 민간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점자블록을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무시되거나, 건물과 사무실 복도에 안전바가 설치되지 않아 화장실에 갈 때마다 동료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법정의무교육인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점검을 나간 18개 사업장 중 교육을 이행하는 곳은 8개밖에 되지 않았다. 노조 간부들조차도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각각 14.8%, 36.9%에 이르렀다. 노사 단체협상에서 장애인 관련 내용을 다루는 노조는 20.7%에 불과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평등한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을 단협에 포함할 것과 함께 노조 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아울러 장애인 의무고용 준수, 중증장애인에 적합한 일자리 제공, 장애인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폐지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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