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용 자금 대기업 지원
기업가치 1조 평가 신주 인수
내부선 반년 전 2000억 평가
산업은행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해주면서 대기업인 ㈜카카오와 회사 임원이 천문학적 투자차익을 거둘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반년 전만해도 내부평가에서 2000억원 남짓하던 기업가치가 산은 자금유치 과정에서 5배나 팽창해했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 B2B 플랫폼 사업 본격진출을 위해 2019년 발행주식 100만주 주당 500원에 설립했다. 설립 직후 1250여만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하는 유상증자가 이뤄진다. 상호출자제한기업이자 시가총액 9위인 ㈜카카오의 투자금은 631억원이다.
지난해 5월 7월 이 회사는 각각 85억원과 37억원 규모의 3자 배정유상 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신주발행가는 1만4800원이다. 5월에는 3자 배정증자 형태로 회사 임원인 백상엽, 김창준, 강성 등 3인이 각각 20만3000주, 1만3513주, 4만540주를 인수했다. 직원들도 31만9566주를 사들였다. 백 씨의 투입금액은 30억원에 달한다. 개인으로써 엄청난 투자를 한 셈이다. 7월에는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 따라 임원 강 씨에 4000주, 직원 48명에 24만7100주가 새로 발행돼 지급됐다.
산업은행은 이달 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1주를 7만3165원에 인수했다. 투자 전 사전기술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은의 평가대로면 ㈜카카오는 투자금 대비 9260억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 된다. 스톡옵션을 제외한 임원 3명과 직원이 직접투자한 액수가 85억원인데, 산은 계산대로면 이들은 336억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 된다. 스톡옵션까지 감안하면 차익은 500억원이 넘는다.
관건은 산은의 평가가 얼마나 시장에서 인정받느냐다. 산은의 투자가 인정받으려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가치는 지금보다 더 높아야 한다. 이 경우 임직원 차익도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만에 하나 시장이 산은의 평가보다 낮은 가치를 인정한다면 국책은행이 대기업 계열사까지 ‘스타트업’으로 인정해 투자했다 손실을 본 사례가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을 일컫는다. 다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대기업인 카카오 계열사다. 대주주가 충분한 자본확충 여력을 갖추고 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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