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제 3법·노조법 이어 또 패싱
“전세계적 유례 없는 과한 처벌규정”
경영계 10차례 호소까지 외면
‘경영계 입장 수용’ 일부 의견엔
“알맹이 빠진 흉내내기 불과”
경총 등 내주 국회 보완입법 제출
8일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에 경영계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됐다. 경제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제히 “참담했다”며 토로했다. 경영계는 기업규제 3법, 노동조합법에 이어 이번에 3번째로 패싱을 당한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는 ▷중대산업재해 정의 수정 ▷사업주 처벌의 하한제 폐지 ▷사업주가 지켜야 할 의무규정 구체화와 일부 면책▷법인에 대한 벌금 수준 하향 ▷법시행 유예 등 경영계의 5가지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경영계는 지난 10월이후 올해 1월까지 10차례나 국회에 경영계의 입장문을 전달했지만 이번에도 소용이 없었다.
경영계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특별법으로 처벌을 강하게 묻고 있기 때문에 중대산업재해 정의를 현행 산안법상의 ‘1명 이상 사망자 발생’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로 보다 엄격히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여야는 정부의 요구안인 ‘사망자 1인 이상 발생시 적용’을 그대로 수용했다. 이번안이 그대로 적용되면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국내 전사업장이 중대재해법의 처벌 사정권에 들어간다. 사실상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또한 ‘경영책임자에 대한 하한 설정의 징역형 규정 삭제’ 요구도 묵살당하며 징역형 1년이상으로 합의했다. 법인에 대한 벌칙수준도 매우 과도하며,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한 경우 처벌에 대한 면책규정도 없다.
아울러 경영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법시행 유예도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 2년으로만 합의했다.
경영계로서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고의 처벌규정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헌법과 형법상의 과잉금지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에도 위배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총을 비롯해 경제단체들이 지난 7일 법사위 소위에서 여야 합의안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고의 처벌규정을 담고 있다”면서 “헌법과 형법상의 과잉금지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에도 위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경영책임자와 원청에게 현실적으로 지킬 수 없는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사고 발생 시 기계적으로 중한 형벌을 부여하는 법률 제정에 대해 기업들은 공포감과 두려움이 가중 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용근 경총 부회장은 “일각에서 이번 중대재해법에 경영계의 입장을 들어줬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사실상 알맹이를 뺀 흉내내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중대재해법의 모태인 영국 법인과실치사법에는 경영자의 형사처벌이 없다”며 “사고발생시 무조건 1년이상 징역이다. 사고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제단체들은 내주 국회에 경영계의 5대 요구안과 관련 보완입법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는 근로자의 사망사고시 경영진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중대재해법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근로자 5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된다. 반면, 50인 미만 기업과 용역·도급 계약을 맺은 50인 이상 원청기업은 내년부터 적용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공동책임을 피할 수 없어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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