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규정범위 불명확…개정 필요”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할 때 체포 이유와 함께 변호사 선임권, 진술 거부권 등의 권리를 고지하는 ‘미란다 원칙’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법·훈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법무부와 경찰에 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1월 3일 애견숍에서 업주와 시비가 붙어 실랑이를 하다 경찰에 퇴거불응 혐의로 체포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한 시간 넘게 A씨에게 다른 구제 방안을 안내하고 퇴거불응 시 체포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에 따르지 않자 체포 이유, 변호사 선임권, 변명의 기회, 체포적부심사 청구권을 고지하고 A씨의 팔을 등뒤로 돌려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A씨는 미란다 원칙인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고 의수를 착용한 경증 장애인임에도 뒷수갑을 채웠다며 “적법 절차 원칙을 위반하고 신체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이 가운데 뒷수갑 관련 진정을 받아들였지만, 미란다 원칙 미고지에 대한 진정은 기각했다. 다만 인권위는 법령·규정에서 미란다 원칙 고지 범위가 불명확해 현장에 혼란이 있다고 보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현행범 체포시 체포 이유, 변호사 선임권, 변명의 기회 고지만 담고 있지만, 경찰청 훈령인 범죄수사규칙은 2019년 11월 14일 개정을 통해 진술거부권 고지도 의무화하고 있다.
인권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신체의 자유와 적법 절차의 원칙을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며 법무부에 “형소법을 개정해 진술거부권을 법률에 명문화하고 변명의 기회의 의미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경찰청에는 “일선 경찰관들이 피의자 체포 시 이행해야 하는 권리 고지 범위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범죄수사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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