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이르면 올 연말께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재가동

덕은지구 등 고양시 주민들 악취·예산낭비 우려 민원 ‘빗발’

난지물재생센터 지상 공원화 계획 조감도. [연합뉴스]
난지물재생센터 지상 공원화 계획 조감도.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서대문구가 난지물재생센터 내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경기도 고양시 대덕동)을 연내 재가동하려는 계획에 인근 고양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서울시의 지하화 이전 계획이 실현되기 전까지 한시 운영하겠다는 입장임에도 인근 덕은지구를 중심으로 구의 시설 재가동 계획을 철회해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25일 서울시와 서대문구에 따르면 서대문구는 2019년부터 운영 중단 상태인 난지물재생센터 내 지상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을 직영으로 전환, 개보수를 거쳐 이르면 올 연말 재가동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경기도 고양시 대덕동에 위치해 있다. 1994년 건립된 광역처리시설로 마포구, 은평구, 고양시 등 6개 지자체 폐기물을 받았다. 중단 전까지 민간에 위탁됐다. 인근 지역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인해 2019년 1월 1일부로 중단됐다.

서대문구는 일 처리용량을 종전 300t의 절반인 150t 규모로 줄이고, 악취저감을 위한 음압시설을 설치하는 등 시설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6월 업체 선정을 마치고, 현재 기본 및 실시 설계 용역 중이다. 구는 오는 6~7월께 용역을 마치면, 기계설비 배치 등 6~8개월간 공사를 거쳐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이미 확보된 서울시 예산 70억 원, 서대문구 예산 70억 원 등 140억 원을 투입한다. 시설 운영은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이 맡는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주민 동의도 구하지 않은 강압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근 덕은지구에 5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립될 예정이어서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악취와 유해물질과 관련한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지난 4일~10일 국민신문고에는 관련 민원이 1733건이 쏟아졌다. 민원을 제기한 이들은 주로 30~40대 여성이었다. 한 주민은 “난지물재생센터 1㎞ 앞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설립될 예정으로 아이들을 발암 물질에 노출시킬 수 없으니, 음식물류폐기물 자원화시설의 영구퇴출을 희망한다”고 반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서대문구에 주민 동의를 구하라고 요청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대덕동 주민과 계속 접촉 중이며, 꾸준히 설득해 지금은 시설에 동의하는 주민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시설의 입지 선정 등 최초 설치 때에는 법적으로 주민 동의절차를 밟도록 돼 있지만, 난지물재생센터 시설은 1995년도에 수립된 도시계획시설로서, 기존시설의 개보수와 재가동은 주민 동의 절차가 필요치 않다”고 덧붙였다.

시설 재가동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드는 예산 때문이란 설명이다. 서대문구는 난지물재생센터 시설이 중단된 뒤로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민간처리시설 3곳에 맡기고 있다. 민간에 맡기면 t 당 13만 원이 들어 지난해 전체 음식물쓰레기 57t 처리에 30억 원 가량을 썼다. 향후 직영시설에서 처리하면 t 당 8만 원으로 40% 가량 싸게 들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구는 개보수에 드는 시설투자비(140억 원) 대비 중장기 예산절감 효과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더구나 빠르면 2025년에 서울시는 난지물재생센터의 하수 처리장 외에 분뇨,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을 이전, 완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공원과 시민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세부적인 사업계획은 현재 용역 단계로 오는 8월에 완료된다. 이렇게 되면 서대문구의 지상시설은 운영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기존시설을 개보수하는 건 예산낭비란 지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