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통과 후 바빠진 재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안전투자 4200억원으로 늘려
황진구 롯데케미칼 사장
대산공장 방문 ‘경각심’ 당부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매월 전사적 안전총괄회의 개최
반도체 업계 등도 ‘안전경영’ 속도
지난 8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재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부터 제조업계는 안전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안전 시설을 점검하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을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다. 원청 업체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50인 이상 사업장은 당장 내년 1월 27일부터 적용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0일과 21일 전남 여수공장과 충남 대산공장을 연이어 방문해 안전 현황을 점검했다. 여수에서 신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화재가 났던 NCC(나프타 분해설비) 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NCC공장은 복구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난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대산공장을 방문한 신 부회장은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그동안 환경 안전 투자를 10년 평균 800억~900억원 해 왔는데 작년에는 2200억원, 올해는 그 두 배 가량인 4200억원으로 늘렸다”면서 “M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힘써달라”고 전했다. M프로젝트는 LG화학이 오는 2021년까지 ‘중대 환경 안전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환경 안전 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올해 새로 취임한 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부사장)은 지난 22일 대산공장을 방문해 NC(납사 크래킹 센터) 공정 등을 직접 점검했다. 대산공장은 지난해 3월 폭발사고로 10개월 가량 운영이 중단됐다가 작년말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황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안전관리에 중점적으로 신경쓰라”고 주문했다.
한화그룹 역시 중대재해법 통과 이후 CEO들이 나서 임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서 한화토탈 사장은 지난 19일 대산공장을 방문해 안전관리를 중점적으로 당부했다.
중장비 활용도가 높고 고온의 작업 환경으로 안전사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철강업계 경영진들도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매월 전사적으로 안전총괄회의를 열고 수시로 사업장별 현장을 방문해 안전을 강조해오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당진제철소를 찾아 안전경영회의를 열고 “안전에는 노사가 따로 없다”면서 “회사의 작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현장 경영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국제강 역시 장세욱 부회장과 김연극 사장이 이틀이나 사흘 간격으로 전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수시로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 대책과 현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 20일에도 당진에 위치한 후판공장을 방문해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안전 경영’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3일 파주공장 화학물질 유출 사고 이후 공식사과문과 별도로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메시지를 보내 다시 한 번 안전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개선조치를 더욱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직접 지휘하는 사고대책위원회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안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들어서도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캠퍼스로 매일 출퇴근하며 수시로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 현장 회의에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매주 2회 또는 3회에 걸쳐 아산·천안·기흥 등 생산현장을 찾아 현장을 현장점검 하고 있다. 지난주 초에도 아산 공장에 들려 임직원들에게 “안전을 최우선순위로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양대근·원호연·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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