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총재 IPO 언급
기업가치 이미 1/3 토막
알리바바 주가 곤두박질
규제 강화 지속될 전망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문제만 해결되면 앤트그룹 기업공개(IPO) 재개될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易綱) 총재가 최근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앤트그룹 상장을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갑작스런 IPO 중단 이후 처음 나온 재상장 관련 발언이다. 하지만 앤트그룹이 중국의 정치 리스크에 따른 자본시장 불안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면서 투자자들이 앤트그룹에 다시 열광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강 총재는 앤트그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관련 기관이 마윈의 앤트그룹 독점문제를 여전히 조사중”이라면서 “문제가 복잡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명확한 법적 테두리가 필요하다”면서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거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앤트그룹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은 350억달러(약 38조6000억원) 규모의 IPO를 추진하다가 지난해 11월 무기한 중단했다. 인민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이 알리바바 임원진을 소환한 직후다. 인민은행은 앤트그룹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하고,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에 ‘비은행 지불결제기구 규정’ 초안도 발표했다. 전자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한 법인에서 50%를 넘거나 두 법인을 합쳐 3분의 2 이상일 경우 반독점 조사 대상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자결제 업체의 신용 대출은 아예 금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앤트그룹의 지불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55.6%였다. 앤트그룹을 겨냥한 법안인 셈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집중 규제 대상이 되며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급락하고 투자자들은 손을 뗐다. 블룸버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현재 1080억달러(약 119조원)로 추정된다. 지난해 IPO 무렵 기업가치인 3200억달러에서 3분의 1토막났다.
알리바바의 주가도 기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종설이 돌았던 마윈이 지난 20일 모습을 드러내며 알리바바 주가는 9% 올랐지만,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여전히 20% 가량 빠진 상태다.
프랜시스 찬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로 지불결제서비스를 내줄 경우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앤트그룹이 상장을 재개하더라도 규제 강화 여파로 이전과 같은 흥행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반중국 매체는 “이강 총재 발언으로 마윈이 한 숨 돌렸을까”라며 “마윈의 깜짝 등장을 일부 투자자들은 좋은 신호로 받아들였지만 앤트그룹에 대한 규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규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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