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매출 236조8070억원 역대 세번째 실적

집콕 열풍 속 가전 영업익 사상 첫 3조 돌파

반도체 선전 불구…영업이익 3위로 뒤처져

삼성전자가 모바일 부문이 작년 4분기 성장둔화에도 연간이익 11조원대를 회복했다. [연합]
삼성전자가 모바일 부문이 작년 4분기 성장둔화에도 연간이익 11조원대를 회복했다. [연합]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역대 네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도 230조원을 넘어서면서 반도체 슈퍼 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반도체부분 수익성에서는 글로벌 경쟁자인 미국 인텔과 대만 TSMC에 밀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적지 않은 숙제를 안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35조9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62%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과 2017년, 2018년 이후 네번째다. 매출은 총 236조80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2.78%) 증가해 역대 세번째로 높았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상반기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예년보다 부진한 출발을 보였으나 3분기 들어 억눌렸던(pent up)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언택트)·집콕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부문까지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9조470억원, 매출 61조551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26.35%, 2.78% 증가한 것이다. 전년에 비해선 양호한 성적이지만 직전 3분기에 1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서는 다소 둔화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가 굳건하게 버티는 가운데, 가전과 스마트폰의 영업이익이 커졌다. 작년 한 해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매출 48조1700억원, 영업이익 3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가전 사업이 영업이익 3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IM) 사업도 작년 한 해 영업이익 11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9조2700억원)보다 24%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1800억원, 영업이익 3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시황은 양호했으나 4분기 들어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였고, 특히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강세로 3분기(5조5400억원)보다 영업이익이 1조7000억원가량 줄면서 분기 기준 4조원에 못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쟁자인 인텔의 경우 지난 21일(현지시간) 작년 매출 779억달러(약 85조9000억원), 영업이익이 237억달러(영업이익률 30.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7.5% 증가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5.6%를 장악하고 있는 대만 TSMC는 작년 영업이익률만 42.3%를 기록하며 인텔과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약 38조5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43%나 증가했다. 사업별로는 메모리 첨단 공장 전환 파운드리 EUV 5나노 공정 증설 투자로 반도체 투자비가 32조9천억원에 달했고, 디스플레이도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 확대 등으로 3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비하면서 경쟁사와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당초 예상보다 투자를 늘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는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작년 실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해 영업이익이 반도체 25조∼27조원, 전사적으로는 5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1분기는 ‘갤럭시 S21’ 조기 출시로 모바일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실적 악화로 전사 수익성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등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발목을 잡고, 신규 라인의 초기비용도 반영되면서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도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z 나노 D램과 6세대 V낸드 전환 가속화를 추진하고 D램 등에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5G SoC(시스템온칩)와 고화소 센서 시장에 차별화된 제품으로 적극 대응하고, 파운드리는 EUV 5나노 양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최고재무책임자·사장)은 “향후 3년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예상되지만 기회도 있다”면서 “디지털 확산, 테크놀로지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는 새로운 시장의 지속 성장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준법 등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뤄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양대근·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