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장 스팩, 첫 날 6% 이상 ↑
CCIV, 전기차업체 인수설에 급등
기업 인수 후 불확실성 커 ‘조심’
전세계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톱, AMC 엔터테인먼트, 은에 이어 스팩(SPAC)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3일 제이 리터 미국 플로리다대 금융학과 교수에 따르면 올 들어 상장된 스팩은 거래 첫 날 평균 6%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평균 1.6%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공개(IPO) 시작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스팩의 주가는 항상 오른다는 게 월가의 새로운 공식이 됐다. 실제로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의 분석을 보면 최근에 상장된 140개 스팩 중 117개는 거래 첫 주에 상승 마감을 했다. 나머지도 최소한 보합을 지켰다. 이러한 상승세는 평균적으로 몇 달 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은 기업 인수 목적 회사의 약자로 이른바 ‘백지수표 회사’로 불린다. 통상 IPO는 회사가 가치를 올려 증시에 상장하고 일반 주주들이 그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팩은 그 반대다. 사모펀드와 같은 기관 투자자가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 회사를 증시에 올려 개인 투자자에게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가치 있는 회사를 골라서 인수한다. 스팩 주식은 다른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돼 거래된다. 만약 약속한 기간(2~3년)에 합병이 진행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공모가 수준의 원금과 약간의 이자를 돌려 받는다.
스타트업 사이에도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성장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서 쉽게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 배터리 기업 퀀텀 스케이프 등이 스팩을 통해 시장에 입성했다. 과거엔 스팩이 기업을 인수하는 데 약 2년 걸렸지만 최근 수개월로 당겨지면서 투자자들이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스팩이 향후 어떤 기업을 사들일지 밝히기도 전에 개인 투자자들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스팩이 매력적인 거래를 성사할 것이란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일종의 도박을 하는 셈이다.
시티그룹 전 CEO인 마이클 클레인이 이끄는 처칠 캐피탈의 스팩으로 지난달 11일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다. 상승세는 지속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만 주가가 43.9% 급등했다. 심지어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최근 개인 투자자의 CCIV 매수를 게입스톱, AMC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제한하기도 했다. 변동성이 너무 커 의무 예치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스팩 투자자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니콜라가 대표적이다. 니콜라는 스팩 합병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으나 지난해 말 존재하지도 않는 수소 트럭으로 회사를 홍보하고 있다는 사기 논란이 불거진 후 주가는 급락했다. 미국 법무부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에 직면한 상태다.
투자자문회사 웰스스프링 캐피탈의 파트너 매트 심슨은 “스팩이 기업을 인수하기 전 주식을 보통 매각한다”고 전했다. 기업 인수 이후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스팩 주가가 상승 중일 때 미리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이다. 그렇게 그는 지난해 20%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러한 투자 전략은 스팩 투자 초기에나 가능하다. 스팩 상장 직후 투자했다면 스팩이 기업을 인수하기 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뒤늦게 뛰어든 스팩 투자자는 이러한 권한이 없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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