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앤드루스와 열연한 ‘사운드오브뮤직’으로 스타덤

82세 최고령 오스카 수상 기록의 연기파

2012년 제84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플러머[연합]
2012년 제84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플러머[연합]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고전 명작 영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트랩 대령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91세로 별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러머는 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의 자택에서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생을 마감했다.

플러머는 1965년작인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트랩 대령 역할로 열연해 유명세를 탔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지배를 피해 조국 오스트리아를 떠난 게오르그 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영화다. 이 영화에서 플러머는 아내를 잃고 일곱명의 음악과 단절된 채 생활한 완고한 트랩 대령 역할을 맡았다. 트랩 대령의 일곱명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 마리아(줄리 앤드루스 분)가 음악을 통해 트랩 대령의 마음을 열게 되고 이들이 스위스로 망명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플러머가 이 영화에서 중저음의 목소리로 ‘에델바이스’를 부르는 장면이 극 중 마리아와 트랩 대령을 이어주는 계기가 됐다.

AP통신은 플러머에 대해 50년 넘게 영화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그를 스타로 만든 것은 트랩 대령 역할이라 평가했다. 그는 로마의 폭군 코모두스 황제(‘로마제국의 멸망’·1964)부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2009), 시사프로그램의 전설적 앵커였던 마이크 월리스(‘인사이더’·1999)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100편이 넘는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2010년작 ‘비기너스’에서 아내와 사별한 뒤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아버지 역할로 2012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플러머의 나이는 82세로, 최고령 아카데미 수상자 기록을 세웠다.

연극 무대에서 토니상을 두 차례, TV 시리즈를 대상으로 하는 에미상도 두 차례 수상하는 등 그의 다양한 연기에 대한 상찬도 여러 차례였다. 1962년에는 영연방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여하는 캐나다 최고시민 훈장을 받았고, 1986년에는 미국 무대예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