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9개사 CEO 증인 채택

공청회 아닌 청문회에 재계 부담↑

선정 기준도 혼란…기업들 속앓이

[헤럴드경제 = 이정환·김상수 기자]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과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오는 22일 대거 국회로 불러 청문회를 개최한다. 재계에선 출석 대상 기업 기준이 모호한데다 시행 1년 전부터 대대적인 청문회를 개최하는 데에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환노위가 9개사 CEO를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자 가장 먼저 재계단체가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 다각적 노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청문회 개최가 의결된 데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현재에도 산업재해 발생 시 세계에서 가장 강도 높은 형사처벌을 가하고 있고, 처벌만으론 산업재해 예방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이번 청문회가 기업에 책임을 추궁하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가 되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업들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환노위가 채택한 증인은 포스코,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GS건설, 현대건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등 9개사의 CEO다. 건설, 제조업, 택배 분야 등으로 3개 업체씩 정했다.

환노위에선 애초 공청회를 검토하다가 논의 과정을 거쳐 이를 청문회로 확장했다. 공청회는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면, 청문회는 관련자를 신문하는 형식이란 점에서 차이가 크다.

이 과정에서 출석 대상 기업도 여러차례 변동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재사고 발생기업에서 최근 2년간 사고가 다수 발생한 기업 등으로 넓혀지는 등 이 같은 논의 과정을 거쳐 최종 9개로 확정됐다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최종적으론 선정 기준도 모호해졌다. 최근 논란이 된 기업만 채택한 것도, 사고 경중에 따라 기업을 선별한 것도 아닌 결과가 됐다. 재계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 왜 채택되고 어떤 기업은 왜 빠졌는지 기업들 입장에선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의견을 듣는 게 아닌 문제를 추궁하는 청문회 자리이니 기업들로선 더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들은 말을 아끼는 기류가 역력하다. 정치권이 강하게 추진한 만큼 출석 요청을 거부하기에도 부담이고, 당장 기업 경영이 비상인 시기에 증인 출석을 준비하거나 CEO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부담이다. A기업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할 말이 없다”며 “출석 여부 등은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총 관계자는 “경영책임자가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했거나 의무위반에서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면책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예방정책을 강화하는 게 사고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