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이긴 LG, SK 상대 압박 수위 높여
SK, 60일 내 바이든 거부권 마지막 희망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의 손을 들어주며 최종 결론을 내렸지만 양사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LG는 SK의 영업비밀 침해가 명백히 확인됐다고 강조하며 SK가 이에 상응하는 합의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SK는 이번 ITC 결정으로도 영업비밀 침해 사실이 실질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나타냈다.
LG "SK, 이제라도 수용하고 납득할 만한 합의안 제시해야"
LG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시험,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부정하게 사용해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ITC 분쟁은 자사가 사업과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당연히 취해야 할 법적 조치로, 30여년 간 수십조원의 투자로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G는 또한 "이번 결정으로 배터리 산업에 있어 특허뿐만 아니라 영업비밀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인식됐다"며 "앞으로 글로벌 경쟁사로부터 있을 수 있는 인력·기술탈취 행태에 제동을 걸어 국내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이 보호·인정받고,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전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를 향해서는 "이제라도 소송 상황을 왜곡해온 행위를 멈추고 ITC 최종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하라"며 "하루 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업비밀 침해에 상응하고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ITC 최종 승리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단호하게 임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자사가 배임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최종 결정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계속 소모전으로 끌고 가는 모든 책임이 전적으로 SK에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SK "美 친환경·일자리 등 공익성 강조할 것"…바이든 거부권 기대
반면 SK는 입장문에서 "ITC가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해 아쉽다"며 "다만 ITC가 포드,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K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ITC 결정으로부터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SK는 "SK 배터리와 미국 조지아주 공장이 미국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양질의 일자리를 수천개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공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앞으로 남은 절차를 통해 집중적으로 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주어진 유예기간 중에 그 이후에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ITC는 이날 SK가 LG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며 SK의 배터리 셀, 모듈, 팩, 관련·부품 소재에 대해 '미국 내 수입금지 10년'을 명령했다. 이미 수입된 품목도 미국 내 생산·유통·판매를 금지하는 '영업비밀 침해 중지 10년' 명령을 내렸다.
다만 SK의 기존 계약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대해선 각각 4년, 2년간 수입을 허용하는 유예기간을 뒀다. 이미 판매 중인 기아 전기차용 배터리 수리·교체를 위한 배터리 제품 수입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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