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남미의 쿠바가 서아프리카 에볼라 퇴치에 앞장서고 있지만 그 이유가 “경기침체에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쿠바가 에볼라 창궐지역인 서아프리카에 많은 의료진을 파견하면서 국제적인 존경을 받고 있지만 국내 경기침체 불만을 가라앉히고 미국의 제재 완화를 위한 외교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 정부는 29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31개국 의료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에볼라 대책 지역회의를 개최했다.

로베르토 모랄레스 쿠바 보건장관은 회의 모두연설에서 “이번 회의의 주요 목적은 에볼라 대책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라며 에볼라 확산을 진정시키기 위해 각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22일 서아프리카에 256명의 의료진을 파견했고, 추가로 200명을 더 보낼 방침이다. 이들 의료진은 서아프리카에서 6개월간 의료 봉사활동을 벌인다. 다른 나라 의료진의 활동 기간이 6주인 것과 대조적이다.

쿠바 의료 종사자가 현지에서 에볼라에 감염되면 아프리카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또 귀국한 의료진은 21일간 격리조치된다.

쿠바의 국영방송은 카스트로 의장이 아프리카로 떠나는 의료진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일일이 포옹하는 장면을 톱기사로 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쿠바 정부에 대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쿠바의 식품 가격은 지난 1년 10% 급등했고, 경제성장률은 1%로 하락했다.

FT는 “카스트로 정부의 친시장주의적 개혁은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공산당이 약속한 ‘풍요롭고 지속가능한 사회주의 발전’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쿠바의 에볼라 구상은 외교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쿠바 정부의 에볼라 지원이 높이 평가되는 분위기 속에 유엔 총회는 지난 28일 미국 정부에 대해 50년 지속되고 있는 대(對) 쿠바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아울러 카스트로 의장은 ‘앙숙’ 미국과 서아프리카에서의 에볼라 퇴치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FT는 “쿠바가 2010년 아이티 지진 지원에도 미국과 협력했지만, 이후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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