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위축과 자영업 타격 등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한 가운데, 4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런 상태에서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으로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농림어가 제외)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하지만 고용위기로 소득 비중(65.9%)이 가장 높은 근로소득은 340만1000원으로 0.5% 줄었다. 3분기(-1.1%)보다는 감소율이 적지만 4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자영업이 휘청이면서 사업소득은 99만4000원으로 5.1% 감소했다. 감소율이 3분기(-1.0%)보다 크게 확대된 가운데 4분기 기준으로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가계 소득을 떠받친 것은 이전소득이다. 이전소득은 63만6000원으로 25.1% 늘어 4분기 기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이전소득 중 정부가 지급하는 각종 지원금과 수당 등 공적이전소득(41만7000원)은 22.7% 늘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공적이전소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친지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22만원)도 30.0% 증가했다. 추석 연휴 영향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출 측면에서는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이 290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1% 감소했다. 3분기(-1.4%)보다는 감소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특히 의류·신발(-9.2%)과 오락·문화(-18.7%), 음식·숙박(-11.3%) 등 대면 서비스업 관련 소비가 감소했다. 고교 무상교육 등으로 정규교육 지출이 줄고 학원·보습교육 지출도 줄면서 교육 지출은 15.2% 감소했고, 휴대전화 구입 등 통신 지출도 6.8% 줄었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16.9%), 가정용품·가사서비스(15.6%), 보건(8.5%) 등은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라 '집콕' 관련 품목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0.3%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종교시설 운영 중단, 외출·모임 자제,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4분기 소득은 소폭 늘고 비소비지출은 줄면서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 평균 417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2.3%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1.7%포인트 하락했다. 100만원을 벌면 69만6000원을 쓴다는 의미로, 4분기 기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 흑자액은 126만9천원으로 8.2% 증가했고 흑자율은 30.4%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소비가 줄어 흑자가 커지는 '불황형 흑자'를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