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점 부품 부족 ‘수리 불가’ 사례 잇따라

일선 대리점도 재고 떨어져…판매량 급감

생산라인 가동 중단 여파…고객 피해 우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유동성 위기로 ‘P플랜(단기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 중인 쌍용자동차의 매각 협상이 지연되면서 판매·서비스망 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부품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인한 생산 차질 여파가 고객 피해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26일 쌍용차에 따르면 2월 정상적인 공장 가동일은 사흘에 그쳤다.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가 부품 협력사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서며 3월 2일부터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판매량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시용 차를 포함한 차량 재고가 바닥이 나면서 차를 한 대도 팔지 못한 매장마저 속출하고 있다. 판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일선 대리점들은 임대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경기도에서 쌍용차 판매점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영업직원들이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할인율을 키우고 구매 혜택을 늘려도 계약하겠다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3월 정상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매장 문을 닫는 대리점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원하는 수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 쌍용차 소유자들이 모인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쌍용차를 산 게 잘못”이라는 푸념까지 들린다.

쌍용차 소유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엔진 관련 고장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더니 관련 부품이 없어 수리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당장 운행을 할 수 없어 일반 수리점에도 문의해 봤으나 부품을 확보할 방법이 없어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인천시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는 임모 씨는 “최근 출시된 쌍용차는 물론 구(舊)모델까지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며 “직영점에서 답을 찾지 못한 고객들이 찾아오면 부품 교환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쌍용차의 회생 절차 개시 보류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 계약이 늦어질 경우 부품 수급 차질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쌍용차 조립라인 모습. [쌍용차 제공]
쌍용차 조립라인 모습. [쌍용차 제공]

매각을 전제로 한 ‘P플랜’마저 무산된다면 판매·서비스점 연쇄 폐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쌍용차의 판매 대리점은 120개 출장소를 포함해 200개, 서비스센터는 320개다. 쌍용차 본사 직원을 포함한 총 고용인력은 6000명을 웃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협력사들이 도산하면 소유자들은 폐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중고차 가격이 폭락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의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부품 생태계 유지를 위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조만간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재차 보류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HAAH 오토모티브와의 투자 계약이 무산돼 ‘P플랜’에 돌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