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리는 아직 잠잠

예대마진 개선은 요원

건전성악화 걱정 커져

해외채권도 손실 우려

‘금리 오르니 금융사들 돈 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에서도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를 넘으면서 금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돈을 빌려주는 게 기본 수익 구조인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사 대출은 통화정책의 영향이 큰 단기채권 금리에 좌우된다. 자산운용 측면에서 채권가격 상승이 가져오는 부담도 있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은 예금과 대출의 이자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다. 지난해 4분기 저금리 여파로 역대 최저치인 1.38%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1년물 금융채(은행채) A+등급의 금리는 10일 민간평가사 평균 기준 1.482%로 지난해 3월 1.759%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은 대출자산으로 활용하는 1년물 금융채에 연동되는데 아직 수익성 개선을 확신할 만큼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직 대출금리가 낮아 ‘박리다매’ 전략이 여전이 더 유효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2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7000억원 늘어난 1003조원으로 사상 첫 10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역대 2월 통계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오히려 금리가 오르면 연체 등 건전성 위험이 높아져 충당금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8.2% 줄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더 쌓은 결과다.

다만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2.37~3.14%에서 지난달 2.90~3.59%로 약 0.5%포인트(p) 올랐다. 아직은 시중금리 반영 보다는 정부의 신용대출 억제방침에 따른 조치 성격이 강하다.

생명보험사들도 일단 10년물 국고채 금리 상승이 모처럼 반갑지만, 마냥 즐겁지도 않다. 과거 확정 고금리로 판 상품들의 역마진을 줄일 수 있지만, 최근 늘어난 해외채권 투자에서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 가격 상승과도 연동되지 때문에, 해외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렸던 것에 대한 헤지부담이 커진다. 국내 보험회사의 외화 유가증권(채권) 합계 투자 규모는 2019년 기준 107조 4,676억 원으로 2016년(77조 456억 원) 이후 매년 10조 원씩 증가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보다 1000조원을 넘긴 가계대출이 금리의 역습으로 부실화가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출 수 없다.

나이스신평도 최근 ‘인플레이션의 복귀와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 세미나에서 여신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욱 금융평가실장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로 여신금융사들의 레버리지 비율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원리금 상환 유예정책이 만료되면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부실자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