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배당정책 양측 입장차 커

26일 주총, 양측 표심잡기 경쟁

박찬구 회장(왼쪽), 박철완 상무
박찬구 회장(왼쪽), 박철완 상무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상무의 고배당 제안이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가까스로 포함되면서 삼촌과 조카 간의 본격적인 표심잡기 경쟁이 시작됐다.

주총을 15일 앞두고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기업가치 제고방안이 모두 공개된 가운데 재계는 배당정책과 이사회 지배구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전략 등이 표심을 가를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박 상무는 11일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 배경과 내용을 상세히 밝히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 상무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ESG 책임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한 이후 박 상무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박 상무는 기업 지배구조와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글로벌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배당 확대와 이사회 개편, 2차전지와 수소 등 신규사업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박찬구 회장과 박 상무는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및 내부거래위원회 신설’ 등에 대해선 입장을 같이 하고 있지만 배당 규모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박 상무는 “과다한 현금 보유와 낮은 배당성향 등으로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가 하락했다”고 주장하며 배당금을 전년의 7배 수준인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보통주는 주당 4200원, 우선주는 주당 4250원을 제시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현금이 급증한 것은 과거 지속적인 재무개선과 체질개선의 결과”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한 배당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박 상무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역시 과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장기 보유 중인 과다한 자사주를 소각하고 부실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은 “10년간 고무사업 시황악화에 따른 미래가치 훼손 우려로 자사주를 처분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향후 소각이나 미래투자를 위한 전략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맞섰다.

양측은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ESG에서도 각각 경영전략을 제시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 상무는 친환경 기업문화 조성 및 관련 정책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안전 최우선 원칙에 기반해 CEO 직속 ESG 경영 전담부서를 설립하고, 작업 현장에서의 절차적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차전지, 수소 등 신규 친환경 사업으로의 진출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도 지난 9일 공개한 중장기 성장전략을 통해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신사업에서만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사회 내부에 EGS 경영성과를 관리할 ESG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해 박 상무의 ESG 전략에 맞불을 놨다.

아울러 내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사 차원의 ESG 종합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개선된 현금흐름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비전과 전략을 새로 수립했고, 앞으로 집중 실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일·양대근 기자